美통신노조, EU에 "MS의 액티비전 인수 승인할 것" 공개 요구

미국 통신노동자협회(CWA)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게이머 등 외신들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CWA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이사에게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게임 산업 내 노동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공개 서한을 보냈다.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당초 올 6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고소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MS의 액티비전 인수에 대한 1차 심사에서 승인을 거부하고 2차 심층조사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중순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EU 역시 FTC와 같이 법적으로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보도했다.
CWA가 MS의 인수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최근 MS가 노동계에 친화적인 정책을 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MS의 주요 게임 자회사 제니맥스 스튜디오는 올 초 공식적으로 노동 조합(노조) 결성을 인정했다. MS에서 노조 설립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노동계와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2019년부터 미국 친 노조 성향 주주 Ctw 투자 그룹은 "액티비전의 경영진을 향한 성과금이 과대평가됐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2021년 사내 성차별 파동이 터진 직후, CWA는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IRB)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고발하기도 했다.

CWA가 회원으로 가입한 국제 노조 연합체 UNI 글로벌 유니언은 공식 성명문을 통해 "최근 MS가 노동권에 관해 한 약속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는 독점이나 기업 권력 강화보단 노동권과 근로자 보호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EU 집행위는 이번 인수가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도 폭 넓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