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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전'서 엔비디아 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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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전'서 엔비디아 손 잡았다

지포스 나우에 '콜 오브 듀티' 등 10년간 공급할 것
인수 반대해온 소니, EU 집행위원회에 압력 강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엔비디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엔비디아를 동지로 맞아들였다. 콘솔게임 라이벌 닌텐도와 같이 10년간 자사 게임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MS가 현지시각 2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사측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와 닌텐도의 콘솔 플랫폼에 이후 10년간 게임을 공급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완료될 경우 '콜 오브 듀티' 등의 시리즈도 공급 대상에 포함한다.
엔비디아가 MS의 손을 잡은 것은 최근 행보와는 반대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지난달 13일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구글과 더불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할 때 근거 자료와 의견을 제출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MS의 계약 체결과 더불어 "MS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당사가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하던 바는 해소됐다 판단되며 이후 이번 인수 승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들의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이미지 확대보기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작들의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앞서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콜 오브 듀티'는 액티비전의 대표적인 슈팅 게임 시리즈로 콘솔 게임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MS의 콘솔기기 라이벌 소니가 이번 인수를 반대할 때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필 스펜서 MS 게임사업부 대표는 지난해 12월 "당사는 닌텐도의 콘솔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이후 10년간 제공할 것이라 제안했다"며 "밸브 코퍼레이션의 PC게임 유통망 '스팀'에도 변함없이 게임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MS는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도 제안했다.

MS가 엔비디아, 닌텐도 등과의 계약을 확정 지은 것은 소니, 나아가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1차 심사한 결과 승인을 거부, 2차 심층조사에 나섰다.

엔비디아에 앞서 미국 통신노동자협회(CWA), 국제 노조 연합체 UNI 글로벌 유니언 등도 "MS의 액티비전 인수는 독점보단 노동권 보호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성명문을 내놓으며 이번 인수를 지원하고 나섰다. MS는 올 초 게임 자회사 제니맥스 미디어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승인했다.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EU 집행위의 이번 인수 관련 조사 결과는 최종적으로 4월 11일 나올 예정이다. 톰 워렌 더 버지 에디터는 "MS는 이번 인수전을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이라며 "닌텐도·엔비디아와의 계약이 EU를 설득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