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조사 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한 에어 프라이어는 총 10억 달러(약 1조2900억 원)에 이르며 2019년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조리기구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으며 집에서 요리하는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초기 주방 가전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켄 해리스 캐덴트 컨설팅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며 “여기서 필요란 기업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소매업자들이 공급업체들에게 가격 인상을 중단하도록 압박하자 식품 회사들은 매출 증대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했다. 아담 그레이브스 네슬레 피자 스낵 부문 사장은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냉동 음식 등 ‘에어프라이어 붐’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에어프라이어를 두 대 가지고 있다며 “현대 요리 산업에 있어 가장 큰 트렌드”라고 평가했다.
지난 해 네슬레는 디조르노와 스토퍼즈 브랜드에서 조각 피자 상품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포장에 에어프라이어로 조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핫 포켓 등 네슬레 제품들은 이제 전자레인지와 오븐뿐 아니라 에어프라이어 레시피도 제공한다.
타이슨 푸드는 2019년 에어프라이어 라인업을 출시하며 다른 회사들보다 발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 잡았다. 이 라인업에는 치킨 스트립 등 최신 상품뿐 아니라 지방 함량을 75%로 줄인 파마산 시즈닝 치킨 상품도 포함되어 있다. 콜린 홀 타이슨 푸드 마케팅 이사는 이 제품 라인업이 연간 매출 1억달러(약 129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타이슨도 자사의 냉동 식품에 에어프라이어 조리 방법을 추가할 예정이다.
홀 이사는 에어프라이어 조리 비율이 약 5% 정도라며 고객들은 더 많은 옵션을 선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품 포장에 에어프라이어 레시피를 표기하기에 알맞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홀 이사는 최근 브랜드 건강 자료를 인용하며 에어프라이어 레시피가 자사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시스틱 제조사 고튼스 씨푸드에게 에어프라이어용 상품은 팬데믹 기간동안 늘어난 고객을 유지해주는 효자 상품이다. 고튼스 마케팅 부사장 제이크 홀브룩은 “팬데믹 기간동안 많은 고객들이 우리 회사의 브랜드와 제품을 구매했다”며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을 유지하고 미국인들이 더 많은 해산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홀브룩 부사장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는 냉동 식품을 해동 하는데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가전 제품이다.
닛수이 산하의 고튼스 씨푸드는 웹사이트에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공개하며 트렌드에 편승했다. 뿐만 아니라 상품 포장에도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추가했고 지난 1월에는 에어프라이어용 버터플라이 새우와 생선 휠렛을 출시했다. 고튼스의 신상 새우와 휠렛 상품은 포장 전 1차로 에어프라이어에서 튀겨지며 소비자들이 다시 에어프라이어로 해동해 먹을 수 있다. 포장에는 지방을 50% 줄였다는 내용이 강조되어 있다. 해리스는 “모든 회사들이 앞으로 2년은 더 에어프라이어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트렌드에 편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켈로그 역시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해 2021년 식물성 모닝스타 팜스 제품의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추가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호멜 푸드 역시 패키지 개선 및 웹사이트에 레시피를 게시하고 스팸 구이와 메리 키친 콘 비프 해쉬 요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는 등 소비자들의 에어프라이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그레이브스 사장은 미국 가구의 약 60%가 에어프라이어를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아직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거의 모든 집에 한 대씩은 있는 전자레인지와 비교하면 에어프라이어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어프라이어는 점차 미국에서 전자레인지와 함께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NPD 그룹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는 그릴과 멀티쿠커를 제치고 주방 가전 4위를 차지했다. 홀 이사는 “에어프라이어가 반짝 유행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1970년대에 전자 레인지가 처음 출시 되었을 때도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고운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