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창업자로부터 지분 14.8%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6일 공개매수로 0.98%를 추가 확보해 현재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초 목표치인 25%(595만1826주)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진행해 목표치에 이르면 총 인수금액은 1조2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유치 금액 중 절반가량은 SM엔터테인먼트에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미디어와 뮤직, 스토리 부문으로 나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엔터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경우 전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담과 스타쉽, IST, 하이업, 안테나 등 가수 기획사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가 더해질 경우 멜론은 국내 최대 규모의 IP를 확보한 음원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또 원더케이 등 유튜브 채널 역시 자체 콘텐츠를 다수 확보할 수 있다.
음악 사업 외에 미디어 사업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SM스튜디오스에는 SM C&C와 키이스트, 미스틱스토리 등 배우 기획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미스틱스토리는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고 하림, 정인, 빌리 등 가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지만, 미스틱액터스 라인에는 박혁권, 정유미, 고민시 등 배우들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는 BH, 매니지먼트숲, 제이와이드, 어썸이엔티, VAST, 킹콩by스타쉽 등 배우 기획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OTT 플랫폼인 카카오TV와 영화 제작사인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쳐스, 영화사 집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회사와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7월 설립한 메타버스 콘텐츠 기술기업 스튜디오광야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동한 카카오 유니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첫 단추가 될 '오픈링크'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취미, 장소, 인물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에 7일 카카오의 공개매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6일 13만100원에 마무리됐던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7일 오후 2시 기준 14만7800원까지 뛰었다. 이는 올해 1월 6일 7만1700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며 카카오가 내세운 공개매수가 15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카카오 측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음원 및 아티스트IP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 비즈니스 역량이 결합해 음악 사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IP를 다각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SM 현 간부급들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SM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를 포함한 SM 센터장 이상 직책자 26명 일동은 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에 따른 SM엔터테인먼트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가 이날 발표한 당사 주식의 공개매수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