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카카오 품으로…엔터테인먼트 공룡 탄생

카카오와 하이브 사이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카카오 측의 경영권 확보로 결론났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분야에서 손꼽히는 두 업체 간의 결합인 만큼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브·카카오는 12일 각자 성명문을 통해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SM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하이브는 인수전에서 빠지는 대신 플랫폼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카카오는 SM엔터의 이성수 대표 등 경영진과 합의, 2171억원을 들여 지분 9.05%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되기로 결정했다. 이에 SM의 최대 주주이인 이수만 창립주는 하이브 측에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며 처조카인 이성수 대표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

하이브 측은 지난달 10일 이수만 창립주의 지분 인수와 더불어 SM엔터의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카카오도 3월 7일 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를 공식 발표하며 인수전에 불을 붙였다.
이에 하이브 측이 카카오보다 높은 16만원 이상의 금액을 내걸고 공개 매수를 검토 중이라는 설이 제기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전면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양측의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카카오가 SM엔터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연예기획사 차원의 협력을 넘어 공연 기획, 영상 콘텐츠, 음원 스트리밍 등 관련 사업, 나아가 메타버스 등 미래 사업 분야까지 다방면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전망이다.

SM엔터는 하이브, JYP와 더불어 국내 3대 대형 연예기획사로 꼽히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를 운영하는 SK 산하 드림어스컴퍼니의 핵심 파트너다. 카카오엔터 역시 스타쉽엔터, 안테나, BH엔터, 숲엔터 등 적지 않은 기획사들을 거느린 가운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메타버스 분야에서 SM엔터는 자회사 '스튜디오광야'와 가상 아이돌 '나이비스' 등을 운영 중인데, 이는 카카오가 추진하는 '컬러버스' 등 메타버스 사업이나 카카오엔터에서 넷마블과 협력 운영 중인 가상인간 걸그룹 '메이브(MAVE:)' 등과 유사한 면이 많다.

카카오는 당초 예고했던 주당 15만원의 공개 매수를 그대로 진행할 전망이다. 오는 26일까지 최대 3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데, 지분율이 15%를 넘기는 시점에서 30일 안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기업 결합을 신고해야할 의무가 생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지난달 24일 '공정거래 정책 방향' 강연회에서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를 면밀히 심사, 무분별한 확장을 차단하며 혁신을 촉지할 것"이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카카오의 자산총액은 총 32조2000억원으로 국내 재계 15위에 해당하는 만큼, SM엔터 인수에 대해 심도 있는 심사에 나설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