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매우 다양한 전망이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면서 논란이 뜨겁다.
이는 챗GPT를 개발한 주역과 전문가들이 협력해 연구한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공신력 있는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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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美 노동인구 80% 영향받을 가능성
23일(이하 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챗GPT가 미국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초기 단계의 검토’라는 연구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챗GPT 자체가 세상에 공개된 지 불과 몇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국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춰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진은 특히 미 노동부의 일자리 관련 자료를 활용해 챗GPT의 확산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자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지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연구진이 잠정적으로 얻은 결론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미국에서 존재하는 일자리가 대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점.
이들은 연구 결과 챗GPT로 상징되는 AI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미국 노동인구의 최대 8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인력의 최대 80%가 챗GPT 때문에 자신이 처리하고 있는 업무의 10% 이상에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노동인구의 19%에 대해서는 적어도 현재 처리하는 업무의 50% 정도에 챗GPT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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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봉자‧고학력자‧IT직종 종사자’ 가장 크게 영향받을 가능성
다른 하나는 그 가운데서도 특정 그룹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보고서는 고연봉자, 고학력자, IT 직종 종사자가 그 특정 그룹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즉 연봉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IT 업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할수록 챗GPT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각종 정보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한 IT 직종일수록, 대학 졸업자일수록, 연봉이 8만 달러(약 1억원) 근처일수록 자신의 일자리가 챗GPT 때문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기술자 △수학자 △금융분석가 △회계사 △세무대리인 △작가 △홍보대행사 △통번역사 △시인 △작사가 등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모두 화이트칼라 직종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거꾸로 해석하자면 IT 관련 업종이 아닐수록, 고학력을 요구하는 직종이 아닐수록, 연봉이 낮은 일자리일수록 챗GPT의 영향권에서 멀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생산직으로 일하는 사람이나 농업 및 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