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성과 없이 끝난 美 의회 '틱톡 청문회'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성과 없이 끝난 美 의회 '틱톡 청문회'

美 의원들 "틱톡은 중국의 미국인 조종 기구"…저우 CEO "중국 이용 불가 100% 확신"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했으나 중국 정부 당국이 틱톡을 이용해 미국의 사용자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미국 정치권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이 틱톡을 이용해 미국인을 조종할 수 있다며 파상 공세를 폈다. 저우 CEO는 5시간 이상 진행된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가 틱톡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100% 확실하다”고 강조했으나 의원들이 그의 주장을 한목소리로 일축했다.

저우 CEO는 “미국의 사용자 정보에 미국이 원하지 않는 그 어떤 나라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설치했고, 어떤 정부도 틱톡을 조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위원장은 “당신이 100% 보장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나는 ‘노(No)라고 답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반박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틱톡은 사람들의 위치그들이 하는 말, 생물학적 정보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를 수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틱톡이 자유와 인권, 혁신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포용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 전체를 조종하는 데 틱톡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프랭크 펄론 의원(뉴저지주)은 “틱톡의 정보 보안 프로그램이 작동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펄론 의원은 “틱톡자료 수집을 계속하고 있고, 이를 판매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며 중국 공산당의 비호(庇護) 아래에 있는 일도 이어갈 것”이라고 가세했다.

저우 CEO는 “우리가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콘텐츠를 홍보하거나 삭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는 중국 혹은 다른 어떤 나라의 기관원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저우 CEO는 미국 회사인 오라클에 정보 관리를 위임했으나 일부 정보여전히 중국에서 접근 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기준으로 삭제해야 할 일부 자료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관리하는 서버에서 미국 틱톡 사용자들을 관리하고, 틱톡의 알고리즘을 검사하도록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틱톡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틱톡이 제기하는 도전을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필요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틱톡 강제 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 당국이 강제 매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틱톡은 중국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에서 분리 독립하는 ‘기업 분할(divestiture)’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는 틱톡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내용의 틱톡 규제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 중에는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거나 틱톡이 바이트댄스와 분리 독립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도 있다.

미국에서 틱톡 사용자는 1억30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10대 연령층의 3분의 2가 틱톡 사용자이다. 틱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시절에 안보상 이유로 미국 내 사업 매각을 종용받았다. 그러나 미 법원이 제동을 걸었고,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영업을 허용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