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전혀 또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업장이 72.5%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의 정상 출근 비율이 2021년에 60.1%였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12% 포인트가 올라갔다. 특히 노동부 조사는 2020년 7~9월과 지난해 8~9월 사이에 각각 이뤄진 것으로 최근에는 정상 출근 비율이 이보다 더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 출근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기업 경영진의 대면 근무 압박이다.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이나 간부, 팀장은 대체로 재택근무를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여긴다고 WSJ이 지적했다. 글로벌 인력 자문업체 ‘로버트 해프’(Robert Halt)에 따르면 매니저들의 92%가 대면 근무를 선호한다. 이 업체의 마이크 스테이니츠 선임 국장은 WSJ에 “팀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 혁신, 창의성, 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인식이 있고, 기업 측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출근해야 더 생산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면 근무가 다시 늘어남에 따라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한 사업장 비율이 지난해에 2021년보다 13.4%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 증권 등 금융가에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한 사업장 비율이 2021년 44.9%에서 지난해에는 22%로 절반가량 줄었다.
재택근무가 거의 불가능한 소매, 레스토랑, 숙박업 등에서 고용이 많이 늘어난 것도 정상 출근 비율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8월 이후 민간 부문에서 신규 채용된 770만 명의 거의 30%가 레저·접객업과 소매업 종사자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정보기술(IT)과 전문직 분야에서는 여전히 재택근무가 대세다. 테크와 미디어를 포함한 정보 부문에서는 67.4%의 사업장이 아직도 전면 혹은 부분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고, 법률과 회계 분야 재택근무 비율은 49%에 이르렀다.
또 완전한 재택근무를 도입한 사업장 비율은 지난해 11.1%로, 2021년 10.3%에 비해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특히 정보 부문의 완전 재택근무 비율은 42.2%로 전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직장인의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WSJ이 강조했다. 인력파견회사 맨스파워그룹에 올라온 현재 구인 안내 중 13%가 원격 일자리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3월 당시의 17%에서 다소 감소한 것이나 팬데믹 이전 당시의 4%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