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워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30억원 안이 통과됐다. 앞서 아워홈의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씨는 배당액으로 각각 2966억원과 456억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아워홈은 30억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결국 구 전 부회장의 고액 배당 요구가 무산되면서 '구지은 체제 흔들기'는 수포로 돌아갔다. 아워홈 입장에선 경영악화를 모면할 수 있게 된 최선의 결과로 평가된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456억원은 아워홈이 순이익을 2배에 달해서다. 아워홈은 올 초 지난해 지난해 (잠정)매출액이 1조8300억원, 영업이익은 570억원, 순이익은 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을 비롯한 남매들이 아워홈 주식의 98.11%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 전 부회장 지분이 38.56%로 가장 많고,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차녀 구명진씨가 19.6%, 장녀 구미현씨가 19.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녀 구씨의 조력이 없었다면 구지은·구명진씨가 가진 지분(40.27%)만으론 배당 결의에 필요한 50%인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날 구미현씨가 배당안을 포기한 것은 ‘막장배당’이라는 거센 비판 때문일 것으로 관측된다. 주총 장 앞에는 아워홈 노동조합이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고액배당 철회와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워홈 노조는 “오너 일가가 회사와 직원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직원들은 피땀흘려 비용절감하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가져가야 만족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너라면 같은 회사 구성원으로서 합심해 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불통을 그만두고 직원들에게 사죄한 뒤 바른 경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아워홈 남매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이 아워홈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혀서다. 구 전 부회장은 이를 알리는 입장문에서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작업의 시작을 알린 만큼 지분 매각을 둘러싼 남매간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
송수연·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