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워홈 ‘남매 갈등’ 구지은 대표 완승…30억 배당 결정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0

아워홈 ‘남매 갈등’ 구지은 대표 완승…30억 배당 결정

주주총회 직전 구미현 씨 456억 주주제안 폐기
아워홈 노조, 고액 배당 요구 대주주 규탄 시위도

사진=아워홈.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아워홈.
배당금을 둘러싼 아워홈 남매간 갈등이 구지은 대표 승리로 끝났다. ‘막장배당’이라고 비난을 받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배당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데 따름인데, 막판에 마음을 바꾼 장녀 구미현씨가 역할이 컸다.

4일 아워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30억원 안이 통과됐다. 앞서 아워홈의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씨는 배당액으로 각각 2966억원과 456억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아워홈은 30억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 직전 장녀 구씨는 돌연 제안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 안과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만 상정됐고, 구 대표와 구미현씨, 구명진씨가 회사안에 찬성하며 30억원 배당이 결정됐다. 구 전 부회장은 배당액을 456억원으로 변경해 수정 안건으로 제출했으나 1안인 회사측 안이 통과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결국 구 전 부회장의 고액 배당 요구가 무산되면서 '구지은 체제 흔들기'는 수포로 돌아갔다. 아워홈 입장에선 경영악화를 모면할 수 있게 된 최선의 결과로 평가된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456억원은 아워홈이 순이익을 2배에 달해서다. 아워홈은 올 초 지난해 지난해 (잠정)매출액이 1조8300억원, 영업이익은 570억원, 순이익은 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워홈의 운명 가를 표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장녀 구미현씨다. 구미현씨가 당초 주주제안으로 올린 456억원의 배당안을 주총 직전 스스로 폐기하면서, 구지은 대표 측의 손을 들었다. 차녀 구미현씨도 회사 측 안건에 표를 던지며 힘을 보탰다. 앞서 구미현씨는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고액의 배당금을 주주제안으로 올려 배당금을 둘러싼 갈등이 ‘삼파전’으로 확대됐다는 시선도 있었다. 이에 캐스팅 보트는 구미현씨가 쥐고 있다는 평가부터 안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을 비롯한 남매들이 아워홈 주식의 98.11%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 전 부회장 지분이 38.56%로 가장 많고,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차녀 구명진씨가 19.6%, 장녀 구미현씨가 19.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녀 구씨의 조력이 없었다면 구지은·구명진씨가 가진 지분(40.27%)만으론 배당 결의에 필요한 50%인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날 구미현씨가 배당안을 포기한 것은 ‘막장배당’이라는 거센 비판 때문일 것으로 관측된다. 주총 장 앞에는 아워홈 노동조합이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고액배당 철회와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워홈 노조는 “오너 일가가 회사와 직원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직원들은 피땀흘려 비용절감하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가져가야 만족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너라면 같은 회사 구성원으로서 합심해 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불통을 그만두고 직원들에게 사죄한 뒤 바른 경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아워홈 남매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이 아워홈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혀서다. 구 전 부회장은 이를 알리는 입장문에서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작업의 시작을 알린 만큼 지분 매각을 둘러싼 남매간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


송수연·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