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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더미식 비빔면, 맛과 특색은 잡았다...소비자 마음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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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더미식 비빔면, 맛과 특색은 잡았다...소비자 마음도 잡을까

새콤한 맛, 쫄깃한 면발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강점 뚜렷
경쟁 치열한 비빔면 시장 안착 위해선 가격경쟁력 만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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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여름을 앞두고 비빔면 시장이 뜨겁습니다. 최근 라면 업체에서 잇달아 비빔면 신제품이 출시됐기 때문이죠. 알만한 업체들의 신제품 소식 사이에 생소한 이름이 하나 껴 있습니다. 바로 하림의 ‘더미식 비빔면’입니다.

닭고기로 유명한 기업에서 웬 비빔면인가 싶지만, 사실 하림이 라면 시장에 진출한 지는 햇수로 3년이나 됐습니다. 다만 시장에서 성공적이라 하긴 어려운 성적을 거뒀습니다. 국물 라면의 부진 때문일까요? 이번에는 비빔면을 무기로 꺼내 들었습니다. 하림에서 선보이는 비볌면은 어떨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는 더미식 시리즈의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무채색 바탕의 한 가운데에 제품 연출 이미지를 강조하고 검정과 빨강으로 포인트를 준 모습입니다. 다른 비빔면 제품은 채도가 높은 색을 주로 사용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와 비교해보면 더미식 비빔면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진중하고 무거운 느낌이네요. 더미식 시리즈가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겠죠.

제품은 동그란 유탕면과 액상 양념장의 기본적인 구성입니다. 조리법도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끓는 물에 면을 넣고 조리 후 찬물에 헹군 뒤 양념장을 넣고 비비면 끝입니다. 안내된 표준 조리법에 따라 조리해봤습니다. 면발이 타 비빔면보다 조금 굵어보인다는 점을 제외하면 평범한 비빔면 모습 그대로입니다. 양념장은 최대한 짜서 넣은 뒤 비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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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첫맛에선 새콤함과 달콤함이 주로 느껴졌습니다. 새콤함이 먼저 입안 가득 퍼지고 은은한 단맛이 비교적 오래 남습니다. 그 뒤에 매운맛이 혓바닥에 찾아오는데 아주 매운 정도는 아닙니다. 혓바닥이 살짝 아린 정도, ‘쓰읍’ 한번 정도의 맵기입니다. 다만 매운맛이 혀에 계속 남아있어서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매워집니다. 맵기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양념장 양을 적당히 조절하는게 좋겠습니다.

기존 비빔면과 궤를 달리하는 맛은 아니지만, 새콤함과 상큼함이 좀 더 가미된 것이 느껴집니다. 양념 맛이 인공적이거나 자극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면은 양념장보다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면발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얇은 쫄면’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처음 새콤한 맛이 퍼질 때 쫄깃함을 같이 느낄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선 비빔 쫄면과 닮아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비빔면과 뒤이어 출시된 비빔 쫄면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쫄면을 다소 질기다고 여기는 편인지라, 더미식 비빔면의 면발 정도면 딱 적당한 쫄깃함이라 느꼈습니다. 신제품이 범람하는 비빔면 시장에서 타제품과 차별화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겠죠.

문제라면 더미식 시리즈의 가격입니다. 더미식 제품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경쟁제품 대비 다소 높은 가격 책정이 이뤄져 왔습니다. 앞서 ‘더미식 장인라면’이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높은 가격 책정이 꼽히기도 하죠. 라면 시장에선 무엇보다 ‘가성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탓입니다. 이번 ‘더미식 비빔면’도 타사 비빔면 제품과 비교하면 더 높은 가격으로 출시됐습니다.

대형마트 온라인몰을 기준으로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50%까지 비싸다는 점은, 고물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망설이게 하기 충분합니다. 다만 경쟁 대상을 비교적 최근 출시된 신제품이나 비빔 쫄면으로 한정하면 가격 차이는 12~17% 정도로 크게 좁혀집니다. 최근 출시된 쫄면 신제품보다는 오히려 저렴하기도 하죠. 제품의 특성을 잘 살려 비빔면과 비빔 쫄면 사이에 새로 자리를 만든다면 부족한 가격경쟁력을 만회할 수 있을 겁니다.

더미식 비빔면이 고유의 맛과 특색을 잡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소비자의 마음도 잡을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겠죠. 하림이 봉지 라면 시장에서의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제 공은 소비자에게 넘어왔습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