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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MORPG '밥그릇 싸움'에 고객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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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MORPG '밥그릇 싸움'에 고객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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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원용 기자
모바일게임 시장에 MMORPG가 범람하고 있다. 같은 MMORPG라도 차별점이 있다면 모르겠으나 자유로운 PK(Player Kill)와 과금을 통해 PK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는 '페이 투 윈(P2W)' 요소로 대표되는 '리니지라이크'가 대다수다. 콘텐츠를 넘어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시스템 단위 유사성으로 인해 국내 게임사끼리 표절 문제로 법정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게임사들이 표절 시비를 불사하고 '리니지라이크'에 집중하는 이유는 적은 이용자만으로도 큰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린저씨'라 불리는 주 이용자층은 복잡한 콘텐츠보다 익숙한 것에 재미를 느끼고 경제적인 여유도 있다. '게이머 100만 명이 월 1만원씩 과금하는 게임보다 린저씨 1만 명이 월 100만원씩 과금하는 게임'이 더 쉽게 성공하는 구조다.
그런데 린저씨를 노린 게임은 시장에 넘치지만 이들을 위한 대우를 고민하는 업체는 없다시피 하다. MMORPG 운영진 사이에선 비즈니스모델(BM) 발표 관련 말장난과 꼼수, 갈수록 낮아지는 확률을 통한 쥐어짜기가 고착화됐다.

린저씨들도 이러한 대우에 더 이상 참지 않고 트럭 시위, 심지어 민사 소송까지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적은 이용자 저변 때문인지 집단행동이 대중의 호응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같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린저씨들을 향해 "확률이 낮은 뽑기인 걸 다 알면서 돈 써놓고 당첨이 안 되니 딴소리한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린저씨들이 쓰는 100만원 이상의 금액이 적은 돈인가. 백화점에서 월 100만원을 지출하는 것은 흔히 고객을 'VIP'로 등록하는 기준점이다. 말장난과 꼼수 대신 말쑥히 차려입은 담당자가 나와 혜택 등을 소상히 설명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돈을 쓰고 떠나는 고객을 위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등 '고객 서비스'는 덤이다.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리니지라이크'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돈을 쓰는 게이머들에게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식은 필요하지 않을까. 남의 고객을 뺏기 위한 밥그릇 다툼보단 '고객이 우리를 찾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는 자세가 게임업계에도 필요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