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특산물 천연 아카시아 꿀 함유한 페일 에일 맥주…페어링 안주도 함께 선보여

핸드앤몰트는 국내 1세대 수제맥주 브랜드입니다. 지난 2018년 오비맥주가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수제맥주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었죠. 국내 최초로 홉 재배를 시작한 이래 ‘진정한 로컬맥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30여개 펍에 수제맥주를 공급하고 있고, 용산에 위치한 핸드앤몰트 브루랩(맥주 판매 양조장)에서는 자체 생산한 맥주를 판매하고 있죠.
이번에 출시한 ‘허니 054’도 브루랩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맥주입니다. 맥주와 꿀의 조합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닙니다. 한때 맥주에 벌집 꿀을 타서 먹는 레시피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유행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만 해도 허니버터아몬드로 유명한 HBAF에서 ‘허니에일’을 출시했었죠. 하지만 ‘허니 054’에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로컬’을 키워드로 지역 특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지역과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맥주 자체의 맛이 가장 중요하겠죠.
‘허니 054’ 외관부터 살펴볼까요. 눈에 띄는 것은 풍성한 거품과 대비되는 짙은 색상입니다. ‘진저 063’과 비교하면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죠. 반투명한 꿀이 연상되는 모습이네요. 강렬한 꿀내음을 풍길 것 같지만 의외로 향기는 은은한 편입니다. 약간의 꽃향기와 어우러지면서 꿀이 들어간 게 맞나 싶을 정도 꿀 특유의 향은 약하게 느껴집니다.
가볍게 한 모금을 머금어 봤습니다. 입안에 들어가니 약하게만 느껴지던 꿀 향이 확실하게 다가옵니다. 처음엔 ‘허니’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단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바디감 역시 생각보다는 가벼운 편입니다. 맛보기 전엔 끈적하고 달달한 꿀의 이미지를 그렸었는데, 마셔볼수록 꿀이 주인공이라기 보단 맥주에 특색을 부여하는 조연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조연이라고 다 같은 조연이 아니겠죠. ‘허니 054’에서 꿀은 확실한 ‘씬 스틸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향을 덮지 않을 정도로만 은은한 향을 내고, 에일 특유의 쓴맛을 잡을 정도로만 단맛을 내지만, 마시기 전부터 마시고 난 뒤까지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맥주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정리해보면 ‘은은한 맛과 향으로도 확실한 개성을 드러내는 맥주’ 정도가 되겠습니다. 쓴맛이 비교적 약하고 중간 정도의 바디감으로 가볍게 마시기 좋습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으면서도 특색은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수제맥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니 054’는 핸드앤몰트 용산 브루랩에서 오는 21일부터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진저 063’이 조기완판된 만큼 400ml 기준 1000잔으로 분량을 늘렸습니다. 그래도 한 번 완판된 제품은 재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하니 색다른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서둘러야겠습니다.
핸드앤몰트는 올해 ‘로컬을 담다’ 캠페인으로 ‘허니 054’를 포함해 총 6개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창적인 로컬 맥주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지역을 재조명하고 추후 해당 지역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여행 연계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는데요. 지역 문제점을 해소하고 상생할 수 있어야만 계속해서 특색있는 맥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맥주에 진심을 담은 핸드앤몰트가 앞으로 어떤 제품을 더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