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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국민이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 젤렌스키 으뜸·푸틴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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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국민이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 젤렌스키 으뜸·푸틴 꼴찌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 결과 2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3위 숄츠 독일 총리…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신뢰도는 바닥


미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 조사 결과.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 조사 결과. 사진=퓨리서치센터


미국 국민이 최근 기준으로 가장 신뢰하는 전 세계 지도자를 조사한 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으뜸을 차지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크고, 푸틴에 맞서 결사 항전하고 있는 젤렌스키에 대한 신뢰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행보에 참여하지 않고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불신도 매우 큰 것으로 조사돼 주목된다.

미국의 유력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0~2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민 35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미국민 56% “젤렌스키 신뢰한다”


19일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압도적으로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 56%가 젤렌스키를 신뢰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이 18%, 어느 정도 신뢰한다는 응답이 38%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젤렌스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3%,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적 성향에 따라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71%가 젤렌스키를 신뢰한다고 답한 데 비해 공화당 지지 성향의 응답자 가운데서는 44%만 신뢰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는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러시아 행보를 해왔고 지금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젤렌스키 다음으로 미국민이 높은 신뢰를 보낸 지도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민의 37%가 마크롱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다만 똑같은 37%가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혀 마크롱에 대한 찬반 의견 역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미국민의 35%가 신뢰한다고 답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숄츠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은 29%에 그쳤다. 유럽연합(EU)의 맹주 역할을 하는 프랑스와 독일의 지도자가 2~3위를 차지한 셈이다.

4위 자리는 이스라엘에 돌아갔다. 응답자의 32%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전통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특히 분쟁이 빈번한 중동지역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온 우방국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42%에 달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5위는 21%가 신뢰한다고 밝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6위는 8%가 믿는다고 밝힌 시 주석, 7위는 7%가 신뢰를 보낸 푸틴 대통령이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40% “모디 인도 총리, 잘 모른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또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상당수 미국인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힌 세계 지도자가 여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퓨리서치센터가 세계 지도자의 신뢰도를 조사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모디 인도 총리의 경우 눈부신 경제 발전상을 보이고 있는 인도의 위상을 반영하듯 전체 5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 인지도 자체는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 응한 미국민의 무려 40%가 모디 총리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1~7위에 오른 세계 지도자 7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숄츠 총리 역시 신뢰도 평가에서는 3위를 기록했으나 처음 들어본다는 응답자도 35%나 됐다. 숄츠가 총리에 오른 시점이 지난 2021년으로 비교적 최근인데다 전임자였던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았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었던 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민 90% 푸틴 불신, 77% 시진핑 불신


이번 조사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얼마나 큰지를 그대로 확인해줬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의 지도자는 매우 강한 불신을 받은 반면,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라의 지도자는 높은 신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가장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로 꼽은 미국민이 60%에 육박한 반면,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을 가장 불신한다고 밝힌 미국인이 무려 90%에 달했다.

더 들여다보면 푸틴을 결코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3%에 불과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미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정상회담까지 하는 등 노골적인 친러시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시 주석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민의 77%가 시 주석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