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도와 중국의 인구 역전만 지구촌의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니다. 세계 인구의 전반적인 흐름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엔 “세계 인구, 2050년 이후 감소, 2080년대 정점 찍을 것”
유엔에 따르면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10억명이 증가한 셈이고 1998년과 비교하면 20억명이 늘었다.
그럼에도 지역별로, 국가별로 보면 인구 변화 추이는 제각각이다. 경제 선진국을 중심으로는 저출산 추세 속에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나 그나마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늘고 있어 그나마 세계 인구가 유지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지어 중국으로부터 세계 최대 인구대국의 자리를 이미 이어받았거나 이어받을 예정인 인도에서도 오는 2060년대까지는 인구 증가가 지속되겠지만 그 이후에는 출산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엔에서도 전세계 인구가 오는 2050년까지는 증가세를 보이다 오는 2080년대께 100억4000명 정도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유럽 인구 감소세 세계 최고 수준…일본‧중국 인구 빠른 노령화
특히 유럽이 세계 인구 감소를 주도할 대표적인 지역으로 부상했다는 지적이다. 유엔에 따르면 유럽의 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됐고 오는 2050년까지 계속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대륙이 가장 먼저 인구 감소 국면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유엔은 특히 동유럽 지역에 위치한 나라들의 인구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로 이주하는 인구도 많고 출산율도 저조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 일본,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인구 감소세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통해왔던 중국과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특히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령 인구의 비율이 30%를 이미 넘어섰고 중국의 경우도 14%에 달한 상황이다. 일본은 14세 이하 아동의 비율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인구학적으로 심각한 국면에 이미 처했고 중국 역시 그 비율이 17%에 달해 일본을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사하라 이남 지역 인구, 2050년까지 현재보다 배 증가 전망
반면에 유엔은 유럽 인구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50년까지 그나마 전세계 인구가 줄지 않는데 가장 크게 기여할 나라도 있다고 밝혔다.
유엔이 대표적으로 꼽은 나라는 콩고민주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탄자니아 등 8개국이다. 유엔은 2050년까지 전세계 인구 증가의 절반을 이 나라들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그 중에서도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몰려 있는 나라들의 인구가 2050년까지 지금보다 배나 많은 21억명 수준으로 늘어 전세계 인구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탄자니아가 사하라 이남에 위치한 국가다.
특히 유엔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경우 전체 인구에서 14세 이하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3%에 달하는 반면, 65세 이상 노령층의 인구는 고작 3%에 불과할뿐 아니라 합계 출산율(여성 1인당 출산율)도 세계 최고 수준인 5.1명으로 조사돼 인구학적 기준으로 향후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나라로 꼽혔다.
이에 비해 전세계 합계 출산율은 지난 1970년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지난 2020년 현재 합계 출산율은 2.3명 수준이었다. 세계 바닥권인 일본과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0년 기준으로 각각 1.34명과 0.84명이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