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 매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고공행진하던 백화점업계 실적 신장세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지난해 백화점 실적을 견인해 온 명품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다. 고가인 명품은 상품 단가와 마진율이 높아 거래액과 수익성에 큰 몫을 하는 효자지만, 올해는 명품 매출이 빠지며 실적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딘 경기 회복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중고명품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 영향으로 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지난 2월 중고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0%까지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도 “명품을 살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데다 주요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인다”며 “큰 폭으로 감소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명품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아낌없던 MZ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어 투자)로 기존 소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비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백화점업계도 새 전략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이색제품 및 협업과 체험형 팝업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위스키 돌풍에 이달 29일부터 국내 최초로 ‘기원 배치 2 디스틸러리 에디션’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잠실점과 롯데월드몰 월드파크에 대규모 포켓몬 이벤트를 열고 퍼레이드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총망라해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마니아 층이 두터운 캐릭터를 다수 보유한 월트디지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를 판교점에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색다른 경험과 쇼핑의 새로운 재미를 불러 넣기 위한 업계의 이색 체험 콘텐츠와 팝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