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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H-1B 비자 신청 사상 최다…부정담합 의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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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H-1B 비자 신청 사상 최다…부정담합 의혹 수사

H-1B 비자 중복 신청건수 추이. 사진=USCIS이미지 확대보기
H-1B 비자 중복 신청건수 추이. 사진=USCIS
일부 미국 IT 업체들이 ‘H-1B 비자’ 제도를 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H-1B 비자 추첨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불법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H-1B 비자를 통해 고급 외국 인력을 채용하려는 미국 기업들 가운데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H-1B 비자를 중복으로 신청하는 방법으로 추첨될 가능성을 높이는 불법을 저지른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미 H-1B 비자를 획득한 근로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자를 취소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美 이민국 “올해 H-1B 비자 신청 사상 최다, 비정상적인 것으로 의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소재한 미 이민국(USCIS) 청사.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소재한 미 이민국(USCIS) 청사. 사진=위키피디아


H-1B 비자는 미국 정부가 IT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 기업들이 외국의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든 비이민 비자로 이 비자가 있으면 전문성을 갖춘 외국 근로자들이 미국 기업에서 최장 6년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취업하려는 미국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분야의 학사 학위 이상이 필수적인 자격이다. H-1B 비자는 학사 학위 소지자 6만5000명과 석사 학위 소지자 2만명을 합해 총 8만5000명에게 매년 한차례 추첨을 통해 발급되고 있다. 외국 근로자를 H-1B로 취업시키려는 사용자가 신청서를 낸 뒤 추첨을 통해 최종 발급자가 확정된다.

28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올회계연도 기준 H-1B 비자 신청자가 전년 대비 비정상적으로 폭증해 사상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미 이민국은 지난 회계연도의 신청건수는 48만3927건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무려 78만884건이 접수된 가운데 추첨이 이뤄졌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 이민국은 “H-1B 비자 신청자의 추첨 당첨 가능성을 높일 의도로 여러 기업들이 담합해 같은 사람에 대한 신청서를 복수로 제출한 것이 의심된다”고 밝히면서 이미 이들에 대한 수사를 사법당국에 의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 이민국은 총 신청건수 78만884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0만9000건이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 “중복 신청한 사용자, 대부분 중소 IT업체들”


동일한 H-1B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복수의 미국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H-1B 비자를 신청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같은 사람을 채용할 목적으로 여러 기업들이 담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미국 근로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적은 고급 외국 인력을 공유할 목적으로 H-1B 신청 과정에서 담합하는 것은 미국 법률에 따라 사기죄로 다스려질 수 있는 불법행위다.

이민국은 어떤 기업들이 이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 IT 기업들이 이같은 부정 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 이민국이 확인해준 바에 따르면 추첨 가능성을 높일 목적으로 이들이 중복 신청한 것으로 40만9000건의 실제 신청자는 9만6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