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 음료 시장 경쟁 심화…경쟁사 ‘라임향’ 제품 인기에 ‘레몬향’으로 맞불
차별화된 패키지 디자인으로 눈길…기존 ‘코크-제로’ 2% 부족한 향미 레몬향으로 채워
차별화된 패키지 디자인으로 눈길…기존 ‘코크-제로’ 2% 부족한 향미 레몬향으로 채워

코크-제로는 지난 2006년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였죠. 제로 슈거라는 개념도 낯설게 다가오던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 현재는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섰습니다. 제로 슈거 음료가 점차 인기를 끌면서 최근엔 다양한 제로 음료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제로 슈거 음료 선택지가 손에 꼽을 정도였던 점을 생각하면 시장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다만 코크-제로 입장에서는 앞장서서 일궈낸 시장 성장세를 기쁘게만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제로 슈거 음료가 출시되면서 대안이 많아도 너무 많아졌거든요. 사실상 코크-제로가 유일한 다이어트 음료일 때와 다르게, 코카-콜라도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게 제품을 다변화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특히 경쟁사의 제로 슈거 라임향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만큼 코카-콜라도 ‘레몬향’을 다시 꺼내 들며 맞대응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먼저 제품 외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에서부터 확실하게 차별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레몬을 상징하는 노랑에서부터 코카-콜라의 상징색인 빨강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레몬이 녹아든 코카-콜라의 모습이 직관적으로 연상되는 디자인입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신선한 감상을 주네요.
기존 코크-제로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해보기 위해 두 제품을 함께 개봉해봤습니다. 처음 개봉할 때부터 코크-제로와 분명히 다른 향이 느껴집니다. 기존 코크-제로가 비교적 진하고 달큰한 계피향이라면, 코크-제로 레몬은 좀 더 상큼한 느낌의 옅은 레몬향이 납니다. 천연 레몬향 0.0001% 함유로 표기돼 레몬을 담갔다 뺀 것 아니냐는 조롱을 받기도 한만큼 확실히 향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레몬향이 강하지 않은 만큼 맛도 기존 코크-제로 맛과 같은 결이라는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미묘한 향과 맛의 차이가 두 제품을 분명히 구분해줍니다. 처음 느껴지는 옅은 레몬향과 함께 전체적으로 상큼한 맛이 느껴집니다. 삼키고 난 뒤에도 레몬향이 여운을 남겨 뒷맛도 좀 더 깔끔한 편입니다.
평소 코크-제로를 즐겨 마시는 편이지만 오리지널에 비해서는 향미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요. 제로 음료인 만큼 칼로리 부담 없이 가볍고 뒷맛이 깔끔했지만 조금 밍밍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쉬웠었습니다. 코크-제로 레몬은 코크-제로의 가려운 부분, 뭔가 아쉽게 느껴지는 미묘한 향미를 레몬향으로 채워줍니다.
다만 레몬향이나 맛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기에 좀 더 짙은 레몬향을 원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네요. 자기는 레몬 음료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콜라라고 주장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로 콜라로서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레몬향이 조금 더 강했으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도 남습니다.
아무래도 눈에 띄는 경쟁 제품이 있는 만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경쟁사 라임향 제품이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는 만큼, 코카-콜라 제로 레몬도 앞선 실패를 딛고 선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앞으로 더 다양한 코카-콜라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테니까요.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