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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꺼낸 '화이트칼라 재택근무' 도덕성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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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꺼낸 '화이트칼라 재택근무' 도덕성 논란 확산

머스크 "화이트칼라 재택근무 도덕적 타락" vs 화이트칼라 "머스크가 위선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CNBC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CNBC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NBC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재택근무를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점화된 ‘재택근무 도덕성’ 논란이 IT 업계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미국 화이트칼라 직장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머스크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주장해 지탄을 받았다는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례까지 거론하며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의 재택근무 요구를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날 선 지적을 하기 무섭게 머스크가 ‘노트북 노동자 계급’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IT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오히려 위선자”


19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 사이트로 유명한 블라인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스크가 오히려 위선자”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 16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트북 노동자들이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음식 배달 노동자가 자신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주거나 집 수리기사가 자신의 집을 방문해 고쳐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자신들은 재택근무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들만 환상적인 세계에서 살겠다는 위선적인 작태”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심지어 즉석 설문조사를 벌인 블라인드 회원도 있었다. 프로필상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회원은 머스크의 비판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올렸고 19일 현재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가 머스크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6분 거리에 개인 전세기 이용한 건 잘했냐”


글로벌 부호들의 윤리적 타락 문제를 지적한 의견도 있었다. 애플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블라인드 회원은 “우리더러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데 30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를 개인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위냐”고 따졌다.

실제로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글로벌 개인 전세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부호들이 주로 이용하는 개인 전세기 운항횟수가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개인별로 살펴본 결과 개인 전세기를 가장 애용하는 인물은 머스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특히 “머스크는 6분만 걸리는 거리도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머스크도 원격근무 장본인” 지적도


머스크 자신이 재택근무의 또다른 표현인 ‘원격근무’의 달인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다. 서로 멀리 떨어진 다수의 기업을 경영하느라 늘 미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머스크의 근무 방식을 꼬집은 것.

아울러 전기차를 더 많이 팔아먹을 요량으로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위장하는 미사여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머스크 주장에 동조하는 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 위페이에서 일한다는 한 직장인은 “정원사나 배관공이나 식료품 매장 직원은 당연히 현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우리는 다르다는 특혜 의식은 역겨울 정도”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