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파이어 레벨’ 최고 등급, '핵불닭볶음면'과 비슷한 맵기의 신제품
할라피뇨 맛과 향 활용해 멕시코 풍미 표현…포장지에서부터 이국적 색채 강조
할라피뇨 맛과 향 활용해 멕시코 풍미 표현…포장지에서부터 이국적 색채 강조

특히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매운맛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 매운 라면 시장을 개척하면서 수많은 매운맛 마니아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자 매운맛이 훨씬 강한 ‘핵불닭볶음면’, 매운맛이 비교적 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이나 ‘로제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자매품도 출시됐습니다.
삼양식품이 이번엔 불닭볶음면에 멕시코 음식의 풍미를 담은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불닭의 매운맛에 ‘할라피뇨’를 활용해 알싸한 맛을 더한 ‘할라피뇨 치즈 불닭볶음면’입니다. 삼양식품이 자체적으로 매운맛을 표시하는 불닭 파이어 레벨(Buldak Fire level, 이하 BFL) 기준 5레벨로, 가장 매운 ‘핵불닭볶음면’과 비슷한 맵기입니다.
사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도 너무 맵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에, 그간 불닭의 자매품들은 주로 다양한 맛으로 제품군을 넓히면서도 매운맛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출시돼왔습니다. 오리지널 제품은 BFL 4레벨인데 이보다 더 매운 제품은 한정판 제품을 제외하면 BFL 5레벨의 ‘핵불닭볶음면’ 밖에 없었죠. 극한의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겐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신제품은 이런 분들의 아쉬움을 ‘화끈하게’ 해소해줍니다.
제품 외관은 전체적으로 할라피뇨를 연상시키는 연두색 바탕에 치즈의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멕시코가 떠오르는 무늬로 포장지 끝부분을 마무리한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중남미 전통의복을 두르고 마라카스를 흔들며 여행을 떠나는 ‘호치’ 캐릭터도 눈에 띄네요. 포장지에서부터 이국적인 면을 한껏 부각시킨 모습입니다.

제품을 조리하고 비벼봤습니다. 풍겨오는 냄새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편이 아니라 첫술을 뜨기까진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어렵사리 한 젓가락을 입에 넣자 마자 할라피뇨 향이 코끝을 찌르면서 무시무시한 매운맛이 엄습해 옵니다. BFL 5레벨의 위용은 확실히 대단했습니다. 면을 삼키자마자 바로 물부터 찾게 되는 맛입니다. 그런데도 묘하게 중독성이 있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씹히는 고추 후레이크의 식감이 재밌습니다.
다시 젓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어느새 정수리에 땀이 차오르고 머리가 ‘띵’해집니다. 처음엔 강렬하게 느껴졌던 할라피뇨 향도 거의 맡지 못할 정도로 무뎌졌습니다. 대신 입안에 가득찬 알싸한 매운맛 때문에 혓바닥이 비명을 지르는 것만 같습니다. 연신 ‘맵다’ 소리가 절로 나오고 중간중간 괴성까지 토해내게 합니다. 본인이 매운 음식을 아주 잘 먹는 편이 아니라면 꼭 매운맛을 중화시킬만한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게 좋겠습니다.
매운맛은 통각에 속하는지라 엔도르핀 분비를 유도한다고 하는데, 어마어마하게 매운 만큼 호르몬 분비도 촉진되는 걸까요? 혀가 아리는 느낌이 어느 정도 가시고 머리에 났던 땀이 식을때쯤 되니 몸이 축 늘어질 정도로 나른한 기분이 듭니다.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싹 달아나는 맛이네요. 아니, 스트레스를 ‘때려잡는’ 맛이라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삼양식품은 이국적인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할라피뇨치즈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비교적 덜 매운’ 제품을 출시해온 만큼 이번 신제품은 불닭 본연의 매운맛을 제대로 살린 모습입니다. 할라피뇨를 활용한 멕시코 풍미를 시작으로 해외의 특색있는 맛을 접목한 신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매운맛 마니아라면 앞으로 삼양식품이 선보일 다양한 제품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