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이민자가 美 경제 떠받친다…美 노동시장 '이민 노동자' 중심으로 재편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이민자가 美 경제 떠받친다…美 노동시장 '이민 노동자' 중심으로 재편

美 노동시장서 이민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 27년 만에 최고 기록

건설업체들의 구인난으로 이민 노동자들이 흔히 진출하는 미국의 건축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건설업체들의 구인난으로 이민 노동자들이 흔히 진출하는 미국의 건축 현장. 사진=로이터
24일자 7면 톱 영국 국민이 논란이 컸던 브렉시트에 동의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에게 자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는 이같은 위기 의식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이민가정의 노동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민 노동자 때문에 미국민의 실업난이 가중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민가정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미국 경제의 동력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美 노동인구 중 이민 노동자 18.1%, 지난 1996년 이후 최고

미국 전체 인구 대비 이민 노동자의 비율 추이. 사진=피터 G 피터슨 재단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체 인구 대비 이민 노동자의 비율 추이. 사진=피터 G 피터슨 재단


2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이민자 출신 노동자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 전역의 6만개 가구를 대상으로 노동시장 참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민 노동자의 비중이 전체 노동인구의 18.1%에 달해 2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다.

지난 2021년에도 이민 노동자의 비중은 17.4%였는데 지난해엔 이보다 더 늘었다는 것이고 노동부가 지난 199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노동부가 16세 이상의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동인구를 파악한 결과 지난해 기준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는 1억64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 중 약 2980만명이 이민 온 노동자이거나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한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이민 노동자의 비중이 1년 사이에 180만명, 즉 6.3% 증가해 지난해엔 3000만명에 육박했다는 뜻이다.

◇이민 노동자 노동시장 참여율, 토박이보다 높아

또 노동부에 따르면 이민 노동자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미국 토박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노동시장에서 활동한 1억6400만명 가운데 새로 시장에 유입된 노동자 310만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이민 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고용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의 엘리자베스 크로풋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얘기는 이민자 출신 또는 이민가정 출신의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시장을 사실상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업률을 기준으로 보면 이민 노동자가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민 노동자의 실업률은 3.4%를 기록해 전년의 5.6%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 동시에 미국 토박이 노동자의 실업률 역시 같은 기간 5.3%에서 3.7%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민자들 때문에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잠식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또 미국의 노동인구 증가율은 지난해 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증가분의 대부분을 이민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한편, 노동부는 이민 노동자들의 출신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인종별 분포는 밝혔다.

그 결과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의 비중이 전체 이민 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아시아계 노동자들이 4분의 1가량을 차지해 그 다음을 기록한 파악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