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중국 공산당 정부의 국가보안법 시행 강행과 고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정책 등의 여파로 지난해 1998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인데 마침내 현실화된 셈이다.
◇싱가포르 중위 주택가격 15억8000만원으로 홍콩 제쳐
ULI가 조사한 아‧태 지역 도시는 총 45개로 많지 않아 보이지만 전세계 인구의 무려 45%가 이들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ULI는 밝혔다.
조사는 중위 소득과 부동산 가격 및 월 임대료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싱가포르는 주택 가격과 월 임대료 모두에서 아‧태 지역 최고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중위 주택 가격은 120만달러(약 15억8000만원)로 홍콩이 116만달러(약 15억3000만원)를 처음으로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세 번째로 비싼 곳은 98만달러(약 12억9000만원)를 기록한 호주 시드니였다.
서울의 중위 주택 가격은 52만달러(약 6억9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중위 월세 가격이 2598만달러로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시드니의 단독주택이 1958달러(약 258만원)로 2위, 시드니의 아파트가 1732달러(약 228만원)로 3위, 홍콩이 1686달러(약 222만원)로 4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중위 월세 역시 689달러(약 91만원)로 지난해보다 내렸다.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이 홍콩을 제칠 정도로 크게 오른 것은 서방의 여론조사나 설문조사에서 대표적인 이민 선호국가로 꼽힐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이민 정책을 구사해온 결과 젊은 연령의 전문직 중심으로 이민자가 급증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임대 포함하면 싱가포르 주택이 두 번째로 저렴
반대로 공공임대주택까지 포함하면 싱가포르의 중위 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호주 브리즈번을 빼고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주택을 제외한 싱가포르의 주택 가격은 중위 가구소득의 13.7배에 달했지만 공공주택을 포함시키면 4.7배로 크게 줄어 아‧태 지역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브리즈번의 주택 가격은 중위 소득의 4.5배로 최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공공주택 공급제도는 싱가포르의 내집 보유율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만들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