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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와인, 오린 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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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와인, 오린 스위프트

마네킹 ‘상큼한 산미’,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 ‘묵직한 바디감’, 머큐리 헤드 ‘강렬한 타닌감’
개성있는 레이블이 특징인 오린 스위프트 와인들의 모습. 사진=롯데칠성음료.이미지 확대보기
개성있는 레이블이 특징인 오린 스위프트 와인들의 모습. 사진=롯데칠성음료.
최근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선 미국 컬트와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량만 생산된다는 점으로 희소성이 있는데다 편하게 마시기 좋은 미국 와인의 특징까지 더해졌기 때문이죠. 오린 스위프트도 국내에서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산 컬트와인입니다. 특히 개성있는 레이블 디자인과 거기에 얽힌 창업자의 스토리가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는데요. ‘스토리에 대한 와인을 만든다’는 오린 스위프트를 시음 행사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100달러를 상회하는 와인을 럭셔리와인으로 구분합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 에두와 비쥬는 시음 행사에 앞서 오린 스위프트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면서 럭셔리 와인이 좋은 품질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품질은 좋은 포도에서 나오는만큼 고품질 빈야드가 필수겠죠. 오린 스위프트를 소유한 E&J 갤로는 최고의 빈야드와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 및 인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여기서 만들어지는 오린 스위프트의 와인들도 유명 와인 평론가로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와인이라 하면 보통 ‘어려운 술’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다양한 와인을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와인의 저변이 넓어졌지만, 와인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는 구매 단계에서부터 어떤 와인을 구매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에 빠집니다. 와인 브랜드가 워낙 많은데다 와인 맛의 스펙트럼까지 넓고 다양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죠. 와인을 제대로 마시려면 미리 공부부터 해야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행히도 이번 시음 행사에서는 와인 전문가인 ‘마스터 오브 와인’에게 와인에 대한 설명을 미리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음을 진행한 와인은 ‘마네킹 2020’,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 2020’, ‘머큐리 헤드 2019’ 등 3종류였습니다.
(왼쪽부터) '머큐리 헤드 2019',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 2020', '마네킹 2020'.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머큐리 헤드 2019',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 2020', '마네킹 2020'. 사진=김성준 기자.

먼저 ‘마네킹’입니다. 대표적인 청포도 품종 샤도네이로 만들어진 화이트와인인데요. 마네킹은 95% 이상의 샤도네이에 나머지 부분을 매년 소비자들이 원하는 트렌드에 맞는 품종으로 채워서 블렌딩한다고 합니다. 2020년산은 샤도네이 97%에 소비뇽블랑이 블렌딩됐습니다. 8개월간 프렌치 오크에서 앙금(Sur lie)과 함께 숙성해 구조감을 더했다고 합니다. 투명한 황금빛 너머로 상큼하고 상쾌한 배향이 느껴졌습니다. 적당한 산미에 약간의 단맛이 곁들여져서 너무 시지도 달지도 않은 균형감이 좋았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낮지 않은 편인데도 가볍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는 진판델 품종을 바탕으로 쁘띠 시라와 시라가 블렌딩된 레드와인입니다. 오린 스위프트 창업자인 데이브 피니가 계약상 진판델 와인을 만들지 못하게 된 8년 동안의 마음을 담아 만든 와인이라고 하네요. 딱 8년 동안만 매년 각기 다른 레이블로 출시되는 와인이라 희소가치 높다고 합니다. 색깔은 짙은 편이고 코에 찐득하게 달라붙는 달콤한 베리향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향과는 달리 단맛이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묵직한 바디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닌감은 상당히 옅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머큐리 헤드’입니다. 오린 스위프트의 플래그십 라인으로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사용한 레드와인입니다. 가장 좋은 품질의 빈티지만 생산하기 때문에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합니다. 동전 수집광인 데이브 피니가 가장 좋아했던 동전으로 장식된 병이 특징이죠. 와인 이름도 이 동전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색깔은 짙은 보랏빛입니다. 시향에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다채로운 향이 코끝을 찌르고 들어왔습니다. 단맛은 처음에만 아주 살짝 느껴질 정도였고 산도도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바디감은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보다 약한 느낌이었지만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짙은 타닌감이 혀에 남았습니다. 앞서 두 와인에 비해 굉장히 무겁게 느껴지는 와인이었습니다.

30일 오린 스위프트 기자간담회에서 에두와 비쥬 마스터 오브 와인이 시음을 진행할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0일 오린 스위프트 기자간담회에서 에두와 비쥬 마스터 오브 와인이 시음을 진행할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세 와인 모두 괜찮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입맛에 맞았던 것은 ‘마네킹’이었습니다. 마셔보기 전엔 플래그십 와인인 만큼 ‘머큐리 헤드’가 가장 좋은 느낌을 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정작 마셔보니 입문자 수준인 제게는 조금 무겁고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선호하는 와인은 가격을 떠나서 개인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실감됐습니다. 다채로운 와인 설명에 비해 실제 체감할 수 있던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와인 맛을 즐기는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와인을 좀 더 깊게, 온전히 즐기고 싶은 분들이 있으실텐데요. 입문자 수준에서 와인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마스터 오브 와인’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에두와 비쥬는 일단 포도 품종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먼저 품종을 확인하고 품종에서 연상되는 향을 생각하며 시향하고 맛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랍니다. 일단 와인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죠.

그러니 특별한 분위기를 내고 싶은 날이라면 와인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요? 맛있는 요리를 미식가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와인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맛은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