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는 LIV와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통합했다. 이런 모델이 다른 스포츠 분야로 확산할 수 있다고 NYT가 전했다. 이 신문은 “비즈니스 이익이 도덕적 우려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프로농구(NBA)도 오일머니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프로농구팀은 숫자가 적고, 경기장 건설이나 운영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오일머니가 LIV 모델을 따라 쉽게 NBA 경쟁 리그를 만들 수 있다.
NBA는 이미 사우디 석유 자본 등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했다. NFL은 아직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곧 규정을 바꿀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사우디는 지난 수십 년간 국제 스포츠계에서 ‘소리 없는 투자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가 2015년 전면에 등장한 이후 드러내 놓고 국제 스포츠계 점령에 나섰다.
NBA·프로테니스 등 대상…'이미지 세탁' 비판도 나와
사우디의 행보는 ‘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사우디가 인권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스포츠를 통해 이미지 세탁을 한다는 것이다. 사우디의 MBS는 지난 2016년 석유 의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회·문화적 전환을 이룬다는 ‘비전2030’을 선포했고, 스포츠가 대표적인 공략 분야로 떠올랐다.
사우디는 국부펀드를 동원해 2018년 WWE(미 프로레슬링)와 10년 계약을 체결했고, 대규모 선수가 참가하는 ‘로열럼블’을 제다에서 열었다. 또 지난 2021년부터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다. 스페인 축구 클럽 대항전인 ‘슈퍼컵’도 스페인이 아닌 사우디에서 열린다.
사우디는 또 2029 동계 아시안게임(네옴시티), 2034 하계 아시안게임(리야드) 개최를 확정했고, 2030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한다.
사우디는 유명 축구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속속 불러들이고 있다. 작년 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가 사우디행을 결행했다. 최근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영입에 실패한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이 다음 타깃으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점찍었다.
CBS 스포츠는 12일 "메시를 놓친 알힐랄이 네이마르를 다음 타깃으로 정했고, 알힐랄 이사진은 이미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네이마르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PIF의 자금 규모는 6000억~7000억 달러(약 903조원)에 달한다. 사우디 현지에서는 PIF가 2년 동안 슈퍼스타 영입을 위해 200억 유로(약 28조원)를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