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머스크, 테슬라가 담배회사보다 못한 ESG 평가받자 끝내 폭발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2

[초점] 머스크, 테슬라가 담배회사보다 못한 ESG 평가받자 끝내 폭발

테슬라의 ESG 평가 점수. 사진=S&P 글로벌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ESG 평가 점수. 사진=S&P 글로벌
“전기차 만드는 테슬라가 말버러 담배 만드는 회사보다 못하다고?”

이른바 ‘ESG 경영철학’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공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철학이란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투명한 경영을 추구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철학을 말한다. 기업이 단기적인 이윤만을 추구하는 경영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비재무적인’ 가치도 중시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뜻한다.

특히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인식 확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증가, 저탄소 경제의 중요성 증가 등으로 세계적인 경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취지를 모를 리 만무한 머스크가 “ESG 경영철학은 사악한 것”이라는 극언까지 동원하며 비난에 나섰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의 총수이자 전무후무한 글로벌 경제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명 기업인이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머스크가 “ESG는 사악한 것” 비난한 이유


일론 머스크 CEO가 13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데일리메일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CEO가 13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데일리메일

14일(이하 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앞서 ESG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한 미국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이것이 ESG가 사악한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공유한 글은 ‘워싱턴프리비컨(Washington Free Beacon)’이라는 보수성향 정치매체 소속의 아론 시바리움 기자가 올린 것.

시바리움은 “미국의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에서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이르기까지 최근 발표한 ESG 경영 평가 순위에서 테슬라가 필립모리스를 비롯한 글로벌 담배회사들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어떻게 한 해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담배를 만드는 회사들이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보다 윤리 경영을 잘한다고 평가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고, 머스크가 ‘ESG는 사악한 것’이라며 가세한 셈이다.

실제로 S&P 글로벌이 지난 4월 발표한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 순위에서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100점 만점에 88점으로 1위, 필립모리스가 84점으로 2위, 임피리얼브랜즈가 42점으로 3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이 최상위권을 싹쓸이한 반면에 테슬라는 고작 37점이란 점수를 얻는 데 그쳤다. 공교롭게도 머스크가 개인 회사로 인수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성적도 12점에 불과했다.

ESG를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이른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즉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음에도 겉으로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이미지 세탁에 몰두하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머스크 역시 ESG 경영철학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처음 낸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경우 다른 기업도 아니라 대표적으로 인체에 유해한 제품을 파는 담배회사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기차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열되고 있는 전기차 보급 경쟁의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라서다.

◇테슬라 어떻게 평가받았길래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ESG를 기반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기관인 S&P 글로벌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의 성적 다양성 △포용적 정책과 저탄소 정책에 대한 참여도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준을 토대로 평가한다.

친환경차의 대표 주자인 전기차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인 만큼 테슬라는 환경 부문에서는 60점을 얻어 나름대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회공헌과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처참한 성적을 얻었다. 사회공헌 항목에서 20점, 지배구조 항목에서 34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사회공헌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워낙 형편없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전체 성적도 크게 낮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테슬라가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기가팩토리2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테슬라 창사 이래 첫 노조 결성을 추진하자 올 초 30여 명을 해고한 것 때문에 지면을 크게 장식한 일이 있는데, 이 사건이 사회공헌 분야에서 크게 낮은 평가를 받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배심원단이 테슬라가 직장 내 인종차별적인 괴롭힘을 없애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300만 달러(약 38억3000만원)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지난 4월 부과한 일도 있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