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행사 보고 왔어요. 10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29일 오전 10시50분경, 홈플러스 강서점 델리 코너에서 만난 황모(30)씨의 말이다. 황씨는 이날 첫 출시되는 ‘당당 순살치킨 트윈버거(당당버거)’를 기다리며 진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즉석 조리돼 판매되는 당당버거가 나오는 시간은 오전 11시. 예정된 시간에 맞춰 당당버거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까지 내리는 평일 이른 시간이라 방문객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당당버거가 진열대에 깔리자마자 순식간에 5개가 팔려나갔다.
오전 11시에 나오는 버거는 총 9개로 절반 이상이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소진됐다. 버거 두 개에 ‘4990원’이라는 획기적 가격에 선택에 주저 없는 모습이었다. 버거 한 개에 2500원도 채 안되는 값이다.
당당버거의 1호 손님인 황씨는 “전단 광고해서 보고 와봤는데 식사비가 비싼데 저렴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겸사겸사 당당치킨도 처음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만난 박모씨(30대 중반)는 “가격을 보고 놀랐다”며 “큼지막한 치킨이 들어간 버거 2개가 4990원이면, 사실 프랜차이즈 버거값 하나 정도니까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실제로 당당버거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치킨버거의 반값 수준이다. 맥도날드의 기본 치킨버거 메뉴로 꼽히는 맥치킨버거의 단품 가격은 3500원다, 롯데리아 치킨버거 단품은 4000원, 맘스터치 싸이버거는 4600원, KFC 징거버는 5500원이다.
당당버거는 ‘반값치킨’ 열풍 주역 ‘당당 치킨’ 1주년을 맞아 기획한 ‘당당 시리즈’ 신메뉴다. 당당버거와 함께 ‘당당 후라이드 순살치킨’도 출시됐다.
맛과 품질유지를 위해 판매량을 제한한다. 강서점의 경우 하루 18개만 판다. 버거가 나오는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3시다. 판매 개수와 버거가 나오는 시간은 매장별로 상이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점포 규모와 인력 시스템 등을 고려해 점포별로 다르게 운영하게 됐다”며 “전체 지점 평균 생산량은 하루 10~15팩 사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품질’에 초점을 맞춰 당당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에 받는 ‘품질’ 편견을 깨기 위한 행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까지 낮추지는 않았다”며 “보통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 냉동육을 사용했을 거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당당버거는 100% 국산 냉장 닭고기에, 얼리지 않은 냉장빵을 쓴다”고 품질 자신감을 드러냈다.
레시피에도 신경썼다. 이 관계자는 “마트 델리 상품은 조리 후 마트에서 기다리는 상품이라 채소 등과 함께 구성했을 때 빵처짐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고려해 빵, 소스, 패티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버거의 핵심인 치킨 패티에도 공을 들였다. 고품질의 국내산 냉장육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를 전국에서 반년 넘게 찾는가 하면, 고기 본연의 맛을 위해 염지와 배합 테스트도 여러번 거쳤다.
이외에도 홈플러스는 고삐 풀린 물가에 ‘가성비 한끼’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이번 당당시리즈 신메뉴뿐 아니라 치킨과 더불어 델리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초밥을 업그레이드해 ‘고백스시’ 20여종을 론칭했다. 특히 1인가구가 증가하고 소용량 제품 선호도가 커짐에 따라 4990원의 고백스시 민물장어롤(5입) 등으로 관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이사는 “’당당 시리즈’는 한정 수량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큰 잠재 매출이 숨어있는 셈”이라며 “앞으로도 ‘당당 시리즈’를 비롯한 델리 메뉴를 더욱 강화해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집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