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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리도 있어요”…캐나다, 美 H-1B 비자 고급인력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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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리도 있어요”…캐나다, 美 H-1B 비자 고급인력에 러브콜

프레이저 이민부 장관, 캐나다 최초 ‘해외 IT인재 유치 계획’ 발표"..."1만개 일자리 만들어놨다"

션 프레이저 캐나다 이민부 장관. 사진=세계경제포럼이미지 확대보기
션 프레이저 캐나다 이민부 장관. 사진=세계경제포럼

고급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의 외국 인재 고용을 돕기 위해 시행되는 H-1B 취업비자의 문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규제 완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H-1B 취업비자로 미국에 취업하는 외국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도를 중심으로 늦었지만 적절한 조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H-1B 비자 요건을 대폭 강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라서다. 고급 인력의 유치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미국 재계의 목소리도 적극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H-1B 비자 발급 건수가 워낙 제한적이다 보니 적체 현상은 여전한 실정이다. 미국 정부가 외국의 고급 인력을 대상으로 매년 발급하는 H-1B 비자는 8만5000건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H-1B 비자는 외국의 전문인력이 미국에서 취업하는 수단으로도 쓰이지만 나중에 영주권을 신청하는 징검다리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매년 신청자가 발급 쿼터를 훌쩍 넘기고 있다. 추첨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민 강국으로 널리 알려진 나라로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미국의 이웃 나라 캐나다가 미국으로 몰리는 외국 고급 인력을 유치하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주목된다. 캐다다 역시 신성장 산업을 키우는데 외국의 전문인력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최초 ‘외국 IT 인력 유치 전략’ 발표


캐나다 이민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도자료. 사진=캐나다 이민부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이민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도자료. 사진=캐나다 이민부


29일(이하 현지시간) IT매체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캐나다의 이같은 행보는 션 프레이저 이민부 장관의 발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프레이저 장관은 지난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2023 콜리전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해외 IT 전문인력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캐나다 최초의 ‘IT 인재 육성 전략’을 공개했다. 콜리전은 북미 최대 규모의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다.

그는 이 자리에서 “IT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IT 인재를 적극 유치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다.

프레이저 장관이 내놓은 계획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에서 H-1B 비자를 받는 근로자들이 캐나다에 오면 지체 없이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 미국 입장에서 보면 자국에 몰리는 외국 고급 인력을 빼앗길 수도 있는 전략인 셈이다.

더레지스터는 “H-1B 비자로 취업한 외국 근로자에게 비슷한 자격을 갖춘 미국 근로자에 비해 낮은 처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 비자를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악용하고 있는 점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미국에서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정리해고 광풍 속에 상당수의 H-1B 비자 소지자들이 강제 출국 위기에 놓인 것도 캐다나가 이같은 정책을 내놓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H-1B 비자가 있으면 전문 직종의 외국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최장 6년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지만 정리해고될 경우에 60일간의 유예 기간 안에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강제로 출국당하게 된다.

◇이민부 장관 “H-1B 전문인력 위한 일자리 10만개 확보”


프레이저 장관은 H-1B 비자 인력을 맞을 준비가 캐나다는 이미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1B 비자 소지자들이 즉시 취업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확보해놨다는 것.

다만 앞으로 1년 안에 채워지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자리라고 덧붙였다. 즉 기회가 있을 때 서둘러 지원하라는 뜻이다.

이 일자리를 잡으면 앞으로 3년간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고 그는 밝혔다.

프레이저 장관은 “우리가 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마련해놨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사상 처음으로 IT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본격적인 정책을 내놨다는 점”이라면서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같은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이 전략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관련 업계의 전폭적인 협조 아래 수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아울러 캐나다 국민의 전반적인 지지 속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민강국이라는 캐나다의 위상를 재확인해 주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H-1B 비자 제도가 출렁인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