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직후 리플은 70% 이상 상승해 0.8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3% 이상 급등해 3만1800달러까지 뛰어 1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또한 6% 이상 급등해 2000달러를 잠시 웃돌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20년 12월 리플 랩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2013년에서 2020년 사이에 등록되지 않은 리플의 XRP 토큰에서 13억 달러 이상을 판매한 혐의로 리플 랩스와 브래드 갈링하우스, 크리스티안 라슨 리플 공동 창업자를 고소했다.
판결 이후 리플의 XRP 토큰은 불과 몇 시간 만에 0.45달러에서 0.87달러까지 급등한 뒤 0.81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73%의 상승률로, 이번 판결은 리플 랩스와 XRP를 거래하는 일반 대중에게 큰 승리를 의미했다. 이제 소매용(개인투자자용) XRP 거래가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되면 증권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리플 랩스는 판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리플은 증권이 아니다. 리플의 이번 승리는 업계 전체의 승리이자 미국의 규제 명확성을 향한 한 걸음이다"라는 글을 올려 소송 승리를 자축했다.
포브스가 전한 리플 판결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토레스 판사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사용해 SEC-리플 사건을 면밀히 검토했다. 미국 대법원은 특정 거래가 투자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하위 테스트를 고안했다. 만약 그렇다면 해당 거래는 1933년 증권법 및 1934년 증권거래법에 따라 증권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특정 공개 및 규제 요건의 적용을 받는다.
하위 테스트는 네 가지 주요 조건으로 투자 계약을 정의한다. 첫째, 금전적 투자가 있어야 한다. 둘째, 투자로 인한 수익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한다. 셋째, 공동의 기업에 대한 투자이어야 한다. 넷째, 수익은 다른 사람의 활동에서 발생해야 한다. 암호화폐 맥락에서 타인의 활동이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회사나 개인을 의미한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타인의 활동으로 인한 수익에 대한 기대'였다. 변호사들은 이 조건이 주관적인 것이며, 리플 랩스의 활동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지 않은 소매 구매자가 많으며, 트레이더들은 자신이 증권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4월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SEC의 접근 방식에 대해 금융서비스위원회(FSC)에 증언할 때 이더리움(ETH)이 증권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리플의 이번 판결로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도 곧 리플과 유사한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암호화폐의 주요 과제는 코인 초기 발행(ICO) 방식이다. 초기 할당에 코인이나 토큰을 대중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포함되었다면 해당 암호화폐는 하위 테스트를 통과해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ETH), 바이낸스 코인(BNB), 카르다노(ADA), 이오스(EOS), 코스모스(ATOM), 테조스(XTZ)와 같은 암호화폐는 초기 공급량의 50% 이상을 대중에게 판매했다. 이는 비트코인과는 다른 사례다. 리플 랩스는 2013년 리플을 홍보하고 기업 및 파트너를 영입하기 위해 모금한 13억 달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거래소를 통해 대중에게 판매된 리플은 관할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즉, 초기 오퍼링 거래는 증권형 토큰으로 별도로 입법화되어 증권 규제가 적용되는 반면, 거래소를 통한 판매는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SEC는 대다수의 암호화폐 기업이 규제를 회피함으로써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암호화폐 회사가 필요한 투자자 보호와 투명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플 판결은 암호화폐 업계에 큰 승리로 보일 수 있지만, 지난해 FTX 거래소와 테라-루나 생태계 투자자에게 발생한 것과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성, 투자자 보호,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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