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대표는 최근 앨런 앤 컴퍼니 투자 은행이 개최한 서밋에서 TV 부문 대부분을 공개적으로 매물로 내놓았다. 디즈니는 TV 사업부 매각을 통해 총 80억달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 TV 스트리밍 사업 전체 또는 일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의 지분 일부 등도 매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매체 베테크놀로지(Veteknoloji)는 블룸버그 보도에 더해 "TV 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파트너는 애플"이라고 지목했다. 인수 근거로는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디즈니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은 밥 아이거 대표가 디즈니의 수장에서 물러난 후인 2019년 발표한 자서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자서전에서 아이거 대표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대표가 살아있었다면 두 회사가 합쳐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자신의 회사에 이사로 임명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즈니의 TV 부문에는 지상파 뉴스 채널 ABC와 케이블 채널 브랜드 FX, 오락 전문 채널 프리폼(Freeform),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비전 프로 외에도 자체 OTT '애플TV+' 등에 콘텐츠가 필요한 애플에게 구미가 당길만한 매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아이거 대표가 디즈니에 복귀하자 애플 매각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례로 비즈니스 전문지 엔터프루너는 올 3월 "투자 분석가들이 애플의 디즈니 인수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밥 아이거 대표는 지난달 5일 애플이 비전 프로를 최초로 공개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3)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당시 "비전 프로가 출시되는 첫날부터 디즈니 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테크 기업과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