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재택근무→출퇴근제 돌아선 기업들의 예상치 못한 딜레마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재택근무→출퇴근제 돌아선 기업들의 예상치 못한 딜레마

전세계 4만5000개 기업 탄력근무와 고용실적 관계 조사 결과
탄력근무 기업들 구인 실적, 출퇴근제 기업들보다 배나 많아

출근일이 기업의 고용 실적에 미치는 영향. 사진=플렉스인덱스이미지 확대보기
출근일이 기업의 고용 실적에 미치는 영향. 사진=플렉스인덱스

미증유의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지구촌을 휩쓴 재택근무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재택근무 방식을 접고 출근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양상이지만 재택근무제와 출근제의 생산성을 둘러싸고 현격히 다른 시각이 표출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생산성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재택근무제를 끝내고 출근제로 돌아선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해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이는 재택근무제를 비롯한 탄력근무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과 출퇴근제로 돌아선 기업을 합해 4500곳이 넘는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 폭넓은 조사에서 확인된 결과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재택근무 유지 기업들, 출근제 복귀 기업들보다 채용 실적 배나 많아

탄력근무제 시행 실태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기술업체 스쿱은 탄력근무제가 기업의 고용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플렉스 인덱스(Flex Index)’를 지표로 조사했다.

그 결과 확인된 사실은 출근제로 복귀한 주요 기업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직면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제를 시행하자 입사 지원자가 그 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구인 대란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입사 지원자 자체가 줄어든 것은 생산성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스쿱이 지난 18일 발표한 ‘탄력근무제가 기업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의 규모와 상관 없이 최근 1년간 고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탄력근무제를 유지하는 기업의 고용 실적이 출근제로 복귀한 기업보다 배나 많다는 대목이다.

◇100% 출근제 복귀 기업들 인재 채용에 큰 어려움

롭 섀도 스쿱 최고경영자(CEO)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100% 출근제로 돌아선 기업들이 출근제 복귀 이전에 비해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의 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직원 규모가 500~5000명인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 가운데 일부 요일만 출근하는 탄력적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과 100%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의 경우 지난 1년간 직원 규모가 각각 4.6%,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00% 출근제로 돌아선 기업의 경우 직원 규모가 2.1%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재택근무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의 고용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자, 출퇴근제로 돌아선 기업을 직장인들이 꺼리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스쿱은 분석했다.

또 부분적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한 기업 중에서도 일주일 중 1~3일 출근하는 기업과 4~5일 출근하는 기업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근 일수가 적을수록 고용 실적이 높았다.

섀도 CEO는 “고용 실적과 기업의 실적을 등식화할 수는 없다”면서도 “고용이 늘어나는 기업일수록 실적도 좋을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