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거칠 것 없는 쿠팡, CJ와 2라운드…유통가 '패권전쟁' 한여름 달군다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0

거칠 것 없는 쿠팡, CJ와 2라운드…유통가 '패권전쟁' 한여름 달군다

쿠팡 신규 카테고리로 '뷰티' 낙점…시장 경쟁 본격화
유통 전통강자 밀어내며 커진 영향력, CJ와 대립 계속

적자 기업에서 유통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이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적자 기업에서 유통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이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쿠팡이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유통가도 들썩이고 있다. 햇반 가격을 두고 힘겨루기를 해온 쿠팡과 CJ가 이번에는 ‘뷰티’ 영역에서 갈등을 빚어서다. 적자 기업에서 유통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이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쿠팡이 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올리브영이 중소 뷰티업체의 쿠팡 입점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게 쿠팡 측의 주장인데, 업계는 ‘뷰티’ 사업을 육성하려는 쿠팡이 국내 1위 H&B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쿠팡은 2019년부터 화장품 판매를 개시했다.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은 올해부터가 시작이다. 최근에는 명품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오픈해 상품 구색을 갖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쿠팡은 뷰티와 패션 카테고리를 육성할 예정인 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뷰티 사업의 최대 경쟁사로 올리브영을 꼽고, 견제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오늘드림’ 서비스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뷰티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약 8%에서 올 1분기 28%까지 늘었다.
다만, 사업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CJ와의 햇반 전쟁의 확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의 온라인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전체 매출은 오프라인이 압도적으로 높다. 게다가 올리브영의 옴니서비스 ‘오늘드림’은 퀵 서비스의 일환으로 배송이 아닌 배달에 가깝다. 이러한 점에서 쿠팡의 뷰티사업 모델과 겹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머커스 A사 관계자는 “뷰티 부문에서 올리브영은 확고한 1위인 만큼 일정수준의 시장 점유율 가져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물론 쿠팡에도 이미지 타격이 갈 수 있는 사안이지만, 일정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오면 쿠팡의 편의성에 익숙해져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신고는) 아무래도 쿠팡이 뷰티 사업 강화쪽으로 방향성을 잡은 만큼, 납품업체들에게 좋은 평판을 남길 기회로도 만들 수 있다”며 “시장 최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CJ와 대립이 뷰티까지로 확산돼 시장 영향력을 보여주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쿠팡이 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한 것과 관련해 업계의 해석은 분분한 상태지만, 쿠팡이 최근 들어 CJ에 견제구를 던지는 까닭은 전통유통 강자 못지않은 시장 장악력을 근거로 든다. 올 1분기 쿠팡의 매출은 7조6915억원으로 이마트의 1분기 매출인 7조1354억원을 앞질렀다.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단적인 예다.

이커머스 B사 관계자는 “이커머스 3강이라고 불리는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절대적”이라며 “올 1분기는 이마트 매출을 넘겼을 정도로 막강한 채널 파워를 가졌기 때문에 시장 파워를 믿고 CJ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으로 봤다.

이커머스 C사 관계자도 “온라인 채널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커머스의 위상도 달라졌다”며 “이전에는 제조 및 납품사에게 무조건 맞춰줬다면, 쿠팡 같은 규모의 사업자는 제조 및 납품사와 자존심 싸움을 벌여도 될 만큼 성장해 양보없는 자존심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