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쿠팡이 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올리브영이 중소 뷰티업체의 쿠팡 입점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게 쿠팡 측의 주장인데, 업계는 ‘뷰티’ 사업을 육성하려는 쿠팡이 국내 1위 H&B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업계는 뷰티 사업의 최대 경쟁사로 올리브영을 꼽고, 견제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오늘드림’ 서비스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뷰티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약 8%에서 올 1분기 28%까지 늘었다.
이머커스 A사 관계자는 “뷰티 부문에서 올리브영은 확고한 1위인 만큼 일정수준의 시장 점유율 가져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물론 쿠팡에도 이미지 타격이 갈 수 있는 사안이지만, 일정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오면 쿠팡의 편의성에 익숙해져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신고는) 아무래도 쿠팡이 뷰티 사업 강화쪽으로 방향성을 잡은 만큼, 납품업체들에게 좋은 평판을 남길 기회로도 만들 수 있다”며 “시장 최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CJ와 대립이 뷰티까지로 확산돼 시장 영향력을 보여주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쿠팡이 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한 것과 관련해 업계의 해석은 분분한 상태지만, 쿠팡이 최근 들어 CJ에 견제구를 던지는 까닭은 전통유통 강자 못지않은 시장 장악력을 근거로 든다. 올 1분기 쿠팡의 매출은 7조6915억원으로 이마트의 1분기 매출인 7조1354억원을 앞질렀다.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단적인 예다.
이커머스 B사 관계자는 “이커머스 3강이라고 불리는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절대적”이라며 “올 1분기는 이마트 매출을 넘겼을 정도로 막강한 채널 파워를 가졌기 때문에 시장 파워를 믿고 CJ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으로 봤다.
이커머스 C사 관계자도 “온라인 채널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커머스의 위상도 달라졌다”며 “이전에는 제조 및 납품사에게 무조건 맞춰줬다면, 쿠팡 같은 규모의 사업자는 제조 및 납품사와 자존심 싸움을 벌여도 될 만큼 성장해 양보없는 자존심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