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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생태계 ‘10억명’ 돌파 이정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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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생태계 ‘10억명’ 돌파 이정표 찍었다

애플뮤직 등 애플 계열 구독서비스 가입자 6월 기준 10억명 돌파
구독서비스 매출 창업 이래 최고 기록
온라인 광고매출도 2025년께 7조8000억 전망
애플의 사업 부문별 매출 추이. 노란색이 구독서비스 부문이다. 사진=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사업 부문별 매출 추이. 노란색이 구독서비스 부문이다. 사진=악시오스
세계 최대 전자업체이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미국의 애플을 앞으로 전자제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업체로 계속 부르는 것이 맞는지 헷갈리게 할 주목할 만한 추세가 확인됐다.

애플이 제공하는 각종 구독서비스의 가입자가 지난 6월 기준으로 10억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이 수립됐기 때문이다.

애플의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이른바 ‘애플 생태계’가 얼마나 급성장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다.

애플 계열사들이 일으킨 구독서비스 관련 매출도 애플이 지난 1976년 창업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덕에 애플 계열사들의 온라인 광고 매출도 급증세를 타고 있다.
◇구독서비스 매출, 애플 전체 매출의 4분의 1 차지

6일(이하 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1일 마감된 2023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지난 3일 발표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81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의 이날 실적발표에서 더 이목을 끈 대목은 애플 계열사들의 구독서비스 관련 매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212억달러(약 27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의 분기 구독서비스 매출로도 신기록일 뿐 아니라 구독서비스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는 뜻이다.

애플의 구독서비스 매출이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거의 상전벽해 수준이다. 애플의 구독서비스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구독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는 애플의 대표적인 계열사는 애플 뮤직, 애플TV플러스, 아이클라우드, 애플 아케이드 등이다.

이에 비해 애플을 대표하는 하드웨어 제품인 아이폰의 매출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애플의 온라인 광고 매출도 크게 증가해 오는 2025년께 60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 정도 매출이면 글로벌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광고매출과 인기 메신저서비스인 스냅챗의 광고매출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다.

◇애플 주가 오히려 떨어진 이유

그러나 이처럼 주목할 만한 소식이 나왔음에도 애플 주가는 5일 미국 증시에서 오히려 3% 정도 떨어졌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이날 주가 하락만으로 애플이 입은 시총 기준 손실액은 무려 900억달러(약 117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뒤가 잘 들어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이같은 흐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야후뉴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한 탓도 있으나, 아직은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매출이 감소한 것이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었다는 점이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애플의 구독서비스 매출이 지금처럼 계속 빠르게 늘어난다면 아이폰 매출 감소를 충분히 만회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하시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하드웨어 기기에 비해 구독서비스는 마진율이 높다”면서 “애플 생태계에 참여하는 구독자가 계속 증가할수록 애플의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드웨어 판매가 계속 줄어들게 될 경우 하드웨어가 애플 생태계의 기반을 이룬다는 점에서 생태계 자체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