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증권 시장에 상장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 8월 발표한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매출 최상위 10개 기업의 매출 총합이 3조92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3조9642억원 대비 1% 역성장세를 보였다.
넥슨은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던전 앤 파이터(던파)' 15주년 업데이트, 국내에선 '피파'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이달 들어 중국에 '블루 아카이브'를 3일, '메이플스토리M'을 17일 출시한 후 23일 게임스컴에서 신작 '워헤이븐', '퍼스트 디센던트'에 관해 발표하는 등 신작 모멘텀도 충분하다.
3N2K 외 게임사들을 살펴보면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업체는 그라비티와 NHN이 있었다. 그라비티는 4월 동남아시아에 출시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성과에 힘입어 매출이 급등했다. NHN의 경우 2분기 게임 매출 10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기준으로는 순위 10위에 해당되며, 지난해 2분기 대비 31억원(2.9%)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에선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넥슨 '프라시아 전기', 컴투스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 등이 연달아 출시돼 기존의 NC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와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과 경쟁하는 이른바 'MMORPG 4파전'이 열렸다.
이러한 지속적인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 시장은 침체됐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누적 총매출은 26억6000만 달러(약 3조5200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5억 달러(약 6600억원, 13.8%) 감소했다.
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도 MMORPG에 편중된 시장의 문제점, 게이머들이 장르 다각화를 원한다는 것 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주류 장르가 아님에도 게임성과 매출을 모두 잡는 게임에 도전하려는 인재 자체도 드물고, 이러한 도전이 실패할 경우 상장사 입장에서 받을 타격이 적지 않다 보니 망설이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게임사들은 이러한 침체기를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욘드 게임'을 내세운 카카오게임즈로 올 하반기 신작 '가디스 오더'를 글로벌 출시하는 한편 '오딘' 서구권 서비스, '에버소울' 일본 서비스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또한 핵심 시장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12월부터 판호(출판심사번호)를 수차례 발급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 외에도 비상장사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에픽세븐'의 판호를 취득, 올 상반기 연달아 중국에 출시했다. 넷마블 또한 올 하반기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등을 중국에 선보인다.
NC와 크래프톤은 보다 긴 호흡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NC는 당초 글로벌 동시 출시 형태로 서비스를 준비하던 '쓰론 앤 리버티(TL)'를 연말 국내에 선제 출시한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한편 해외 지역에선 배급사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별도의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완성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작을 2024년부터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올해는 인도를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관해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 지사 대표는 이달 10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년간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인도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