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는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 참석했다.
할리는 이날 “미국 동부 주립 대학교 로스쿨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파티를 하다 보니 술과 대마초를 피우게 됐다”며 “마약을 한 번 접하면 사이클이 끝없이 시작된다. 중독자 대부분이 일반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나중엔 약을 사기 위해 도둑질하거나 직접 판매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마약 파문 후 겪은 힘든 시기에 대해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 가족들이 이를 막기 위해 하루종일 옆에 있었다. 몇 달간 가족이 내게 보여준 사랑, 관심, 친구들과 매니저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며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도 주변 사람의 관심과 사랑, 우정이 있어야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생각만 하면 토가 나온다”며 “일반인들은 이런 기회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마약 중독자를 교육하는 시설, 병원이 부족하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사회에서 마약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선 치료 시설과 회복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문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우리가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의 마약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마약 치료 병원과 시설을 지원하고 마약 중독자들을 비난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때 그들은 용기를 내어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며 “미국처럼 악화하기 전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미국 국제변호사 출신인 할리는 1986년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세 아들을 두고 있다.
1997년 한국으로 귀화한 할리는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해 인기를 끌었다. 이후 지난 2019년 필로폰 투약 파문을 일으킨 할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수강을 선고받았다.
홍정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