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널리 확산됐던 재택근무제를 출근제로 되돌리는 문제가 미국 경제계에서 한창 논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대부분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것이 경영 전략상 유리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산하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펴낸 ‘기업 경영인 설문조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구글, 아마존,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스타벅스를 위시해 상장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근제 복귀가 속속 이뤄지고 있으나 대다수 비상장 기업을 포함해 미국 전체 재계로 넓혀 보면 재택근무제의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는 판단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美 대다수 기업들 “재택근무제, 인재 유출 방지‧인재 확보에 유리”
이번 뉴욕 연은 보고서의 핵심은 미국 기업들은 대부분 적어도 당분간은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미국 기업들이 무조건 재택근무제가 좋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제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물은 결과 직장문화를 형성하는데 재택근무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100점 만점에 70점을 기록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이어 재택근무제는 직원 간 또는 부서 간 화합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도 67점을, 직원 업무교육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도 63점, 직원 간 의사소통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도 63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부정적인 측면 못지않게 많다는 게 기업들의 판단이다.
특히 직원 퇴사율을 낮추고 직원 채용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측면에서 재택근무제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각각 68점, 54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뉴욕 연은은 “최악의 구인 대란이 이어지면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무엇보다 인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데 재택근무제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인 대란이 적어도 앞으로 몇 년 사이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인재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가장 뜨거운 논란인 재택근무제가 업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조사 대상의 약 30%가 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답한 반면, 약 40%는 저해했다고 답했다.
◇서비스업종 기업 대표들 “가능하다면 거의 전부 재택근무로 돌리고 싶어”
보고서에 따르면 탄력근무제를 포함해 넓은 의미의 재택근무제를 현재도 시행 중인 기업의 현황을 살펴본 결과 컨설팅업, 디자인업, 교육업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에 속한 업체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업종 기업의 약 13%가 재택근무제를 이어가고 있고 19%가 재택근무제와 출근제를 절충한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은 일주일에 평균 이틀 정도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비상장 기업만 따졌을 때 전면적이든 제한적이든 재택근무제를 시행 중인 곳은 3600만개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전체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68%가 출근제를 시행 중이고 이를 숫자로 환산하면 7600만곳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공공부문과 관련해 마켓워치는 “최근 발표된 각종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공공부문에서 종사하는 인력 2300만명 가운데 약 40% 이상이 재택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뉴욕 연은 보고서는 “서비스 업종에 속한 기업 대표들에게 만약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면 재택근무제를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싶은지 물은 결과 전체 인력의 5분의 4 정도를 재택근무제로 돌리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