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겸영하는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을 계기로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는 스타링크를 분사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상장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23일(현지시간) 벤징가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최근 장외시장 주가 흐름을 파악한 결과 시가총액이 1500억달러(약 199조5000억원)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추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경영권 지분을 안정화하는 차원에서 공개 매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르면 주당 81달러(약 10만8000원)에 스페이스X 주식을 지난달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1500억달러에 달한다.
스페이스X가 지난해 12월 7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을 때 추산된 시총 규모 1370억달러(약 182조2100억원)보다 130억달러(약 17조2900억원)나 급증했다.
이는 스페이스X가 지난 1분기 15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에 5500만달러(약 7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이어졌던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데 힘입은 결과라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스페이스X, ‘헥토콘 기업’ 등극
시총이 급증 추세를 보이면서 스페이스X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의 위상을 진작에 뛰어넘은 데 이어 ‘헥토콘’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헥토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IPO 이전 단계에서 이미 1000억달러(약 132조8500억원)를 넘어선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스페이스X가 이 선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계열사로 둔 중국의 바이트댄스도 스페이스X와 함께 헥토콘 기업으로 불린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인 신생기업을 지칭한다.
◇스타링크 사업 어디까지 왔나
벤징가에 따르면 스페이스X 스타링크 부문에서 지금까지 지구 저궤도에 쏴 올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용 인공위성은 5000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링크 가입자도 150만명을 돌파했다.
스페이스X가 사상 처음으로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에 뛰어든 지 불과 3년도 흐르지 않은 시점에서 이룩한 눈부신 실적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국가 통신망이 크게 망가진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해 온 스페이스X는 최근 미 국방부와 스타링크 서비스와 관련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지난 2002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2023년을 흑자 원년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스타링크 상장 계획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에는 “3년 뒤 상장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해 2020년 상장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처음으로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스타링크의 매출이 합리적으로 예측가능할 때까지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다시 밝혀 적어도 오는 2025년까지는 스타링크의 IPO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