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루는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천수진)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지표로 브라운관 앞에 시청자들을 모은다. ‘연인’ 중심에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이 무색한 배우 이학주가 있다. 여주인공 유길채(안은진)의 짝사랑 남자, 능군리 꽃선비 남연준으로 등장해 안정적인 발성과 깊이 있는 눈빛으로 호연을 선보인다. 이학주가 맡은 남연준은 주인공 유길채와 이장현(남궁민) 사이에서 두 사람의 사랑을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장현 유길채 커플의 큐비드(Cupid)인 셈이다. 이학주는 또 지조와 절개를 중시하는 선비 정신을 가진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사한다.
■ 1회 ‘변하지 않는 지고지순한 의리가 천명이오’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에서 수학하는 유생 남연준은 낯선 이가 던진 ‘‘오랑캐가 명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소?” 한마디에 정도의 길을 걷는 선비로서 날카로운 반문을 던졌다.
“천명은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변하지 않는 지고지순한 의리가 천명이며 오랑캐의 기세가 오른다 하나 명은 대국이고 청은 이제 발호하는 작은 나라일 뿐이오”라고 남연준이 외칠 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의연한 태도와 의리로 뭉친 유생들의 연대가 더해져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이학주의 진중한 목소리와 결연한 눈빛으로 완성된 이 장면은 1 회(첫방송)부터 남연준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 3회 ‘그대들의 충심을 만천하에 보입시다’
학처럼 고고한 성품 못지않게 선비 남연준은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식견이 뛰어나다. 압록강 얼음이 언 것을 재빠르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오랑캐 기병들의 한양도성 진격 시 충분히 남한산성 포위가 가능하다고 예측했을 땐 의병 출정 교서가 내려왔다. 이후 “조선의 백성이여, 임금을 구합시다. 그대들의 충심을 만천하에 보입시다”라고 능군리 광장에서 열변을 토한 남연준의 진취적 태도는 유생들 마음을 순식간에 움직였다.
나라의 근본을 지키고자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남연준의 대담함이 이학주의 단단한 면모들과 겹치며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입증했다.
■ 5회 ‘화급한 일이 있으면 나가 싸우는 것이 선비의 도리’
대의와 명분을 중시했던 남연준은 전쟁의 참혹함에 놀랐다. 신념 하나로 출정한 전쟁터에서 동료들이 다치거나 목숨 잃은 모습을 보고 오랑캐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임금이 있는 곳으로 향하던 남연준은 우연히 이장현(남궁민) 무리를 만나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평생 나라에 화급한 일이 있으면 나가 싸우는 것이 선비의 도리”이니 “사랑하는 정인을 지키는 것만큼 백성을 지킬 의무도 중요하다”며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로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했다. 위기 속에서 믿음을 주는 이학주의 표현력이 빛을 발했다. 그 시대에 실제 있을 법한 인물을 그려 몰입도를 올렸다.
이학주는 병자호란으로 인해 인생의 변화와 성장을 겪는 남연준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캐릭터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매주 금·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홍정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