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이를 위해 중국 여행사 대표단은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 등을 맞아 매장을 둘러보고 다양한 관광 포인트를 세심히 살폈다.
유커 귀환이 6년 반 만에 이뤄지는 만큼 면세업계는 이들의 소비 행태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유커 공백이 컸던 만큼 현지 유행 변화 등에 대응하려면 이들의 분위기를 읽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F&F가 운영하는 대표 브랜드인 MLB 등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패션가 불황 속에도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MLB를 비롯해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K-패션뿐 아니라 메종키츠네, 아미 등도 줄서서 사갈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한풀 꺾였다고 평가받는 K-뷰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패션 품목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고는 있지만 빅 브랜드 이외에 신규 브랜드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도 “쇼핑 자체로는 정관장, K-브랜드 화장품을 여전히 좋아했지만 찾는 브랜드가 예전과 달리 정샘물, 조선미녀, 탬버린즈 등으로 바뀌었다”며 “기초·색조 품목 외에 럭셔리 향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이 같은 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현지 니즈에 맞는 상품 품목을 늘려 유커맞이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미 업계는 국내외 단독 브랜드 입점과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 등의 유치를 발 빠르게 마치고 유커들의 본격적인 방문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재는 유커들이 선호할 만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을 준비 중이다.
다만 중국 경기가 휘청이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달 말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중국인 단체관광이 활성화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예전과 같은 소비력을 보여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면세점에서 1000달러를 쓰던 유커가 이번 방한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소비를 해줄 것인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중국 단체관광객의 경우 고소득층보다는 소득이 낮은 중산층에서 많이 방한하는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소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러한 우려 속에 희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내 거세지는 반일 감정의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 때문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반일감정이 생각보다 심한 상황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최근 제주를 찾은 중국발 크루즈 여행객이 일정에 포함된 일본 나가사키를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