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 세대인 Z세대는 여러 이유로 이전 세대와 종종 비교된다.
그러나 최근 미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적어도 한 가지 문제에 관한 한 Z세대와 연령상 현격한 차이가 있는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다름 아니라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시점에 대한 생각이다.
미국 사회에서 지금까지는 퇴직 5년 전부터 퇴직 이후에 대비해 자금을 모으는 것이 관행처럼 통해 왔으나 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관행이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5년 앞서 대비→12년 앞서 대비
10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급여정보 조사업체 슈어페이롤이 여론조사업체 원폴에 의뢰해 미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벌인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원폴이 조사한 결과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한 가지 질문에 대해 사실상 같은 입장을 내놨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회보장시스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은퇴와 관련해 사회보장 혜택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에 5년이란 기간 동안 은퇴에 대비하는 것만으로는 노후를 맞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두 세대가 모두 피력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조사에 참여한 Z세대의 53%와 베이비붐 세대의 54%가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사회보장 시스템이 은퇴자들에게 은퇴 전 평균소득의 40% 정도를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어렵다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은퇴 전 수입의 70% 정도는 유지해야 안락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원폴은 “이번 조사 결과 미국민은 평균적으로 12년 정도 미리 은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은퇴 자금 모으기 총력전
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뿐 아니라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약 4분의 3도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여파와 학자금 대출 문제 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기 때문에 은퇴 전 5년간 은퇴에 대비하는 것만으로는 은퇴 이후를 제대로 대비하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현재 직장에 다닌다고 밝힌 응답자의 4분의 1 정도가,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22%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의 삶이 궁핍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의 59%는 “더 일찍 저축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응답자의 57%가 이미 은퇴에 대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약 40%는 은퇴 자금을 모으기 위해 부업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은퇴에 앞서 단기적으로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점부터 은퇴에 대비하는 추세가, 심지어 부업까지 고려하는 일이 미국인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에 대비하는 전략 차원에서 충동구매를 자제할 계획이라는 응답자도 48%에 달했고, 야근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도 46%나 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