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국인 모두 잡을 콘텐츠로 중무장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외국인 비중 큰 매장 특성 반영해 특화존·H&B스토어 입점
그로서리 강화하고 팬덤 공략할 취향존중 성지 '전문점' 키워
외국인 비중 큰 매장 특성 반영해 특화존·H&B스토어 입점
그로서리 강화하고 팬덤 공략할 취향존중 성지 '전문점' 키워

“고레와난데스까(これは何ですか?, 이건 뭔가요?)”
'미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로 새 옷을 입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2층 라면코너에서 한 일본인 관광객이 여러 라면 제품을 비교하며 이같이 물었다. 이 코너 직원은 ‘신라면 더레드’가 무엇인지 묻는 이 고객에게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 라면이라 설명했다. 더 맵다는 말에도 이 관광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번들 상품을 집어 들었다.
14일 오전 10시 30분께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평일 이른 시간이지만 내외국인 고객들로 붐볐다. 이날 공식 오픈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대규모 리뉴얼을 끝내고 고객 맞이에 한창이었다. 구매를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은 캐리어를 열어 짐을 정리하기도 하고, 빠듯한 열차 시간에 계산대로 뛰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의 관문이자 중심지인 서울역은 인천공항으로 가는 주요 거점인 만큼 외국인 고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일본어 소리가 한국어보다 더 많이 들릴 정도였다. 서울역점에서 만난 한 매장 직원은 “아침부터 외국인분들의 방문이 많았다”며 “중추절에 중국인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아온다면, 더 바빠질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마트 매장 중 서울역점은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으로 통한다. 외국인 매출 비중은 올 누계 기준으로 약 30%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50%까지 차지했을 만큼 K-기념품 쇼핑 성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내외국인 다 잡는 콘텐츠로 무장…그로서리 전문 매장된 2층

이에 새롭게 탈바꿈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대형마트 핵심인 그로서리 매장이 들어선 2층에 신선매장, 즉석 조리매장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을 고려해 Must-Haves of Korea : K-Food라는 외국인 고객 특화존’을 꾸렸다. 무려 20m의 길이의 이 공간은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젤리, 쿠키, 파이류 등 다양한 상품들이 각을 잰 듯 줄 서 있었다.
이날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찾은 대부분의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는 공통적으로 라면, 시즈닝 견과, 커피믹스, 쿠키류 등이 담겼다. 특히 K-푸드 선봉장으로 꼽히는 라면과 떠오르는 K-기념품인 시즈닝 견과류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고객 특화존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미나(18)양은 엄마와 함께 한국 여행왔다며 이곳에서 기념품을 고르고 있었다. 미나양은 오늘 이곳에서 김을 비롯해 라면, 쿠키, 화장품까지 쇼핑할 계획이다. 그는 “모든 라면이 종류별로 모여있던 라면 코너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같이 사가려는 기념품들 코너 가까이 붙어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라면 코너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유이씨(25)는 친구와 함께 출국 전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기념품을 사기 위해 왔는데, 라면을 사가려고 롯데마트를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 역시 라면코너를 꼽았다.
같은 층에는 K-뷰티를 찾는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H&B스토어 롭스 플러스도 열었다. 외국인 고객들이 좋아하는 ‘조선미녀’, ‘가히’, ‘마녀공장’과 같은 브랜드를 신규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롭스 플러스 매장 직원은 “일본,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분들이 다녀갔다”며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롯데마트에서는 화장품뿐 아니라 먹거리까지 한 번에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을 일부러 찾아오게 만드는 요인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외국인 특화 서비스로 해외배송을 준비했다. 또 쇼핑 편의를 위한 환전소도 마련했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주변에는 오피스도 크게 발달해 있다. 덕분에 직장인 고객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허리춤에 도시락과 음료를 끼고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수요에 롯데마트는 이곳을 제단장하면서‘요리하다 도시락 특화존’을 만들었다. 저렴한 가격대의 ‘극 가성비’ 도시락부터 ‘프리미엄’ 도시락까지 한눈에 담기 어려울 만큼 다채롭게 구성됐다. 일반 롯데마트 매장보다 약 60% 많은 무려 70여종의 도시락 상품이 운영된다.
기존 장보기 고객들도 흡족한 마음을 전했다. 이곳의 오랜 단골이라는 80대 나모씨는 “이전보다 동선이 편해져서 장보기 더 편해졌다”며 “몰라보게 달라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층은 그로서리 중심으로 주력하기 위해 리뉴얼 이전과 비교해 매장 규모를 25% 키워 전체 면적의 85%를 그로서리에 할애했다”라며 “나머지 15% 공간은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전했다.
◇“취향 따라 쇼핑하세요”…마니아들 웃게 할 전문점까지 ‘가득’

한 층 위인 3층은 전문점만 모았다. 장난감 천국 ‘토이저러스’부터 와인부터 위스키, 우리 술까지 만날 수 있는 ‘보틀벙커’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마트가 노리는 것은 ‘취향존중’ 성지다.
전문 완구점으로 통하는 토이저러스도 뭐가 달라도 달랐다. 산리오, 포켓몬, 캐치티니핑 등 최근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캐릭터들을 캐릭터별로 정확하게 구획을 나눠 운영하고 있었다. 마치 캐릭터 전문숍에라도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든다. 더군다나 상당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닌텐도 전문매장도 대형마트에서 처음으로 들어섰다.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한 분야에 몰두해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깊게 파고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말하는 이른바 ‘덕후’들의 놀이터가 되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이미 술 좀 안다는 사람들이 찾는 와인전문점 ‘보틀벙커’ 4호점도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 들어섰다. 정오도 전에 애주가들이 줄을 서 위스키, 와인을 계산하고 있었다. “저 이거 메를로로 한잔 주세요.” 이곳을 찾은 한 여성 고객이 매장 입구 바로 왼편에 마련된 와인 무료 시음공간인 ‘테이스팅 탭’ 앞에서 레드 와인 한잔을 받아 시음했다. 1인 2회까지 무료 시음이 가능하다. 직원의 와인 추천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로 통한다.
와인 초심자가 찾아도 좋을 만한 이유다. 특히 태블릿을 통해 간단한 문답만 작성하면 나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 주는 ‘와인 네비게이션’도 운영하고 있어 나도 모르는 나의 와인 취향까지도 찾아 볼 수 있다. 와인과 페어링 할 수 있는 음악도 추천해 주고 있어 와인 한잔에 오감까지 충족할 수 있다.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와 전통주 파트에서는 시향도 가능했다. 특히 전통주는 시향과 함께 전통주에 사용한 원물도 함께 전시해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이외에도 소품 마니아들의 개미지옥인 ‘다이소’와 펫 전용 전문점 ‘콜리올리’도 같은 층에 자리해 차별화된 상품으로 ‘덕후’ 공략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2호점인 서울역점을 새단장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국내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을 아우르는 매장이니 만큼 온갖 정성을 쏟았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강북 대표 쇼핑 성지로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제타플렉스 2호점 서울역점은 대한민국의 관문인 서울역에 위치한 만큼 국내외 고객 모두에게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미래형 매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회사의 역량을 집약한 만큼 국내외 고객의 모두에게 최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해 서울 강북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