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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사상 첫 빅3 완성차 총파업 위기 고조...노조, 부분 파업→동시파업 준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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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사상 첫 빅3 완성차 총파업 위기 고조...노조, 부분 파업→동시파업 준비 돌입

노조 임금 36% 인상 요구…GM·포드 20% 스텔란티스는 17.5% 인상안 제시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회장. 사진=로이터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 완성차 업체와의 임금 협상 시한인 14일(현지시간) 자정이 지나면 15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UAW는 단계적으로 파업하는 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고, UAW 출범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빅3 업체 노조원이 동시에 파업하는 총파업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통신은 이날 “노사 양측 간 간극으로 사상 첫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사상 첫 빅3 동시 파업을 막으려는 막판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숀 페인 UAW 회장 “나중에 가면 모든 자동차 노조원이 파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페인 회장은 “14일 저녁 10시까지는 어느 작업장이 파업을 시작할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한 웹캐스트 브리핑에 출연해 "우리이전에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파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세퍼드 UAW 조직국장은 이날 온라인 행사에서 “우리가 협상 대표들에게 최대한 융통성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사업장을 지목하지 않으면서 일련의 파업이 사업장별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총파업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임금 인상이다. AP에 따르면 UAW가 애초 향후 4년에 걸쳐 46%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가 이를 40%로 낮췄고, 막판에 36% 인상안을 제시했다. 로이터 통신은 GM이 파업을 막으려고 4년 반 동안 18% 인상안을 내놓았다가 막판에 이를 20%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20% 인상안을, 스텔란티스는 17.5% 인상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GM 경영진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지난 2019년에 파업을 경험했고, 그 당시에 승자는 없었다”면서 “42일간 파업으로 36억 달러 (약 4조 78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는 빅3 완성차 업체 노조가 동시에 파업하면 1주일에 4억~5억 달러(약 664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경영진도 성명에서 “우리 산업의 미래가 걸려 있다”면서 “참혹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자”고 호소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노조 측에 4번에 걸쳐 진지한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성의 있는 답변을 하거나 역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노조 측에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를 담은 세 번째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UAW는 1935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결성된 미국 최대 자동차 노조 중 하나다. UAW는 1940년 사상 최초로 노동자 유급휴가를 얻어냈고, 실 생활비에 맞춘 임금 인상, 실업수당과 연금, 의료비 지원 등의 굵직한 혜택을 받아내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UAW는 통상 4년에 한 번씩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 자동차 업체와 임금 단체협상을 진행한다. 빅3 업체와 UAW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지난 7월부터 단체 교섭을 벌여 왔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페인 UAW 위원장은 마감 시한인 오는 14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UAW는 노조가 설립된 1935년 이래로 한 번도 3개 사를 대상으로 동시 파업에 나선 적이 없다.

UAW 소속 빅 3 완성차 업체 노조원은 14만 6000명가량이다. UAW는 빅3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상에서 향후 4년에 걸쳐 임금 36% 인상, 전통적 연금 복원, 생활비 인상, 주 40시간 근무를 32시간으로 단축, 퇴직연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자동차는 1500만 대 가량이고, 빅3가 이중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미국 내 빅3 자동차 공장은 40개가 넘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현 단체 협약을 기준으로 할 때 빅3 노동자 평균 시급은 복지 수당 등을 합해 65달러 (약 8만 6300원) 가량으로 테슬라 45달러, 한국과 일본 북미 공장 55달러보다 많다. UAW 요구가 관철되면 노동자 시급이 현재보다 줄잡아 2배가량 올라간다고 WSJ이 지적했다. UAW는 자동차 생산 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