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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유통街 인사 시계추…롯데, 조기 인사설 나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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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유통街 인사 시계추…롯데, 조기 인사설 나오는 까닭

롯데그룹 내달 임원인사 가능성…"조기 인사 능사 아니다" 지적도
롯데그룹이 내달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롯데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롯데그룹이 내달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롯데그룹
유통가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통상 정기 임원인사는 연말에나 이뤄졌지만, 시기가 점차 당겨지는 추세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 이르게 단행했는데,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역시 당초보다 이르게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내달 중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11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사 시기가 밀리며 예외적으로 12월 중순에 인사를 단행한 바 있지만 올해는 인적 쇄신을 위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유통맞수로 통하는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그룹 내 대형 M&A 등의 영향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태인 데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조기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에서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올해 포스코그룹에 재계 5위 타이틀을 내주는 한편, 유통과 함께 그룹의 핵심 축으로 통하는 롯데케미칼에서 M&A에 통큰 투자를 진행하며 신용등급까지 내려 앉았다.
유통부문도 역시 정체기를 맞고 있다. 고강도 체질개선 영향으로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1431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늘었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7조1839억원에 그쳤다. 올 2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보면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30.8%, 7.2%씩 감소한 510억원, 3조6222억원을 기록했다.

유통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 속에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쇼핑은 최근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를 앞세워 쇼핑 1번지 재탈환을 위한 6대 핵심 전략과 비전을 기관 투자자 등에게 발표하며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발 빠른 인사가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빠른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실적 부진에 따른 경우가 많은데, 통상 연말에 진행되던 인사가 이미 10월 또는 11월로 앞당겨진 상황”이라며 “이미 신세계는 예년보다 빨리 인사를 진행하긴 했지만, 업계로 봤을 때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큰 변수에 따른 인사를 이례적으로 앞당길 수는 있지만 빠른 인사가 위기 극복의 절대적 키는 아닐 수 있다”며 “매년 정기 임원인사 후에 진행되는 1년간의 큰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계속해서 임원인사를 앞당기다 보면 이 프로젝트가 빠르면 7~8개월로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본격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단들의 거취 여부도 관심사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최용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가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2021년 영입된 나영호 롯데온 대표도 내년 중 임기가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승진 여부도 다가오는 연말 인사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HQ 조직에 변화도 감지된다. 6개 사업군으로 그룹 계열사를 분류한 HQ 조직이 예상보다 뚜렷한 성과와 시너지를 내지 못해 이를 재편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직 인사 시기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정기 임원인사 시기 등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