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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모든 캐릭터는 가치 있어야"…'블루 아카이브'의 흥행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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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모든 캐릭터는 가치 있어야"…'블루 아카이브'의 흥행 비결

임종규 넥슨게임즈 실장, 인터뷰서 '캐릭터가 조명 받을 자리' 강조

임종규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게임디자인실장이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 '텐도 아리스' 캐릭터 셔츠를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입간판은 블루 아카이브의 다른 캐릭터 '아사기 무츠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임종규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게임디자인실장이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 '텐도 아리스' 캐릭터 셔츠를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입간판은 블루 아카이브의 다른 캐릭터 '아사기 무츠키'. 사진=넥슨
넥슨이 2021년 출시한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는 국내외 이용자들의 평가와 상업적 성공, 양면에서 꾸준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올 7월부터 9월까지 선보인 메인 스토리 1부 최종편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은 게임을 넘어 만화, 웹툰,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등 서브컬처 콘텐츠 전반을 통틀어 봐도 '역대급 스토리'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1부 최종장의 대단원을 장식한 '연합작전: 프레나파테스 결전'이 이달 6일 마무리된 후, 블루아카이브 개발을 맡고 있는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의 임종규 게임디자인실장을 인터뷰했다. 이번 최종장, 나아가 게임 전반에 관한 개발진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으며,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만큼 2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① "모든 캐릭터는 가치 있어야"…'블아' 장기 흥행의 비결
② 호평 가득했던 마지막 장, 개발진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블루 아카이브 메인 스토리 1부 최종편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 이미지. 사진=넥슨 공식 X(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루 아카이브 메인 스토리 1부 최종편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 이미지. 사진=넥슨 공식 X(트위터)
블루 아카이브의 1부 최종편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이 약 한 달 반의 여정을 마무리지었다. 게임 속 주요 등장인물들이 총출동했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작게나마 활약할 기회가 있었던 만큼 많은 팬들이 이번 스토리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만족감에 걸맞은 매출 성과도 이어졌다. 이벤트 기간 동안 출시된 한정 캐릭터 '미소노 미카'와 '키리후지 나기사', '아스마 토키' 등은 출시 직후 한국 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매출 1위를 이끌었다. 한국 포함 글로벌 서버보다 약 6개월이 앞선 일본 서버에서도 이들은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임종규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게임디자인실장은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게임 스토리 상 설정과 원화는 물론 게임 속 밸런스와 이용자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실은 물론 IP실, 아트실, 연출팀, 원화팀, 모델링팀, 배경팀까지 모두 회의에 함께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넥슨이 주요 업데이트를 앞두고 여는 1시간 전후 라이브 방송에선 으레 개발 실무진이 직접 캐릭터를 소개하고 논의하는 코너가 포함된다. 등장하는 이들도 디자인실 임직원들은 물론 원화가나 시나리오 작가, 기획 담당까지 다양하다.

넥슨이 올 3월 '황륜대제' 업데이트를 기념해 연 라이브 방송 화면을 캡처한 것. 임종규 실장(가운데)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넥슨 '블루 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이 올 3월 '황륜대제' 업데이트를 기념해 연 라이브 방송 화면을 캡처한 것. 임종규 실장(가운데)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넥슨 '블루 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들은 스토리, 디자인적 측면 뿐 아니라 게임 내 성능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는 게이머들 사이에 최근 활성화된 '가치 보전' 담론과도 연결된다.

가치 보전이란 이용자가 과금으로 얻은 아이템, 캐릭터 등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등 비즈니스 모델(BM)과 결부돼 많은 관심을 받는 주제로,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게임을 향해 "기껏 돈 들여 뽑은 캐릭터가 6개월 지나니 쓸모가 전혀 없어졌다"는 비판이 일어나기 일수다.

임종규 게임디자인실장은 "모든 캐릭터가 제각기 조명받을 자리가 있어야 한다" 점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캐릭터 제작에 있어 다양한 실무진과 협력하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내부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친다"고 언급했다.

'아스마 토키' 인게임 이미지. 처음으로 보라색 방어 속성 '탄력장갑'을 갖고 출시된 플레이 가능 캐릭터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아스마 토키' 인게임 이미지. 처음으로 보라색 방어 속성 '탄력장갑'을 갖고 출시된 플레이 가능 캐릭터다. 사진=넥슨

캐릭터 디자인 외에도 전투 디자인 역시 '가치 보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전투는 자동 전투를 기본으로 하며 캐릭터의 스킬을 쓰는 타이밍만 조작할 수 있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이다.

그러나 실제 게임에선 총력전, 전술시험, 한정 이벤트의 챌린지 임무 등 기간제 콘텐츠를 통해 공격력이 아닌 타격 횟수, 특정 군중제어(CC)나 상태 이상, 강력한 치유력 등 특정 요소를 요구하는 형태로 단조로움을 피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캐릭터들의 쓰임새가 재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종규 실장은 "모든 게임이 그렇겠지만 게임 콘텐츠를 디자인함에 있어 현재 게임 이용자들의 데이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현재의 게임 내 메타, 각 캐릭터가 채용되는 빈도 캐릭터 사이 관계와 시너지 등 다양한 밸런스 요소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리후지 나기사가 치유 기술 '애프터눈 티'를 사용하는 모습. 일반 캐릭터들은 롤케이크 이모티콘(왼쪽)이 뜨는 것에 그치나, 미소노 미카에 한해 특별 상호작용이 적용된다. 사진='Arisu Archive'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키리후지 나기사가 치유 기술 '애프터눈 티'를 사용하는 모습. 일반 캐릭터들은 롤케이크 이모티콘(왼쪽)이 뜨는 것에 그치나, 미소노 미카에 한해 특별 상호작용이 적용된다. 사진='Arisu Archive' 유튜브 채널

최종장에 출시된 신규 플레이 가능 캐릭터 중 '토키'는 폭발·경장갑, 관통·중장갑, 신비·특수장갑 등 게임 출시 시점부터 등록된 3개 기본 속성이 아닌, 제4의 방어 속성 '탄력장갑'을 달고 출시된 최초의 캐릭터다. 일본 선행 서비스 버전 기준으로는 이에 대응되는 '진동' 공격 속성을 가진 캐릭터도 이미 출시됐다.

진동과 반응장갑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묻자 임종규 실장은 "명칭이나 세부적인 수치 등에 변화는 있었으나 제4속성 자체는 초기부터 업데이트가 예정된 시스템이었다"며 "서비스 과정에서 꾸준히 추가되는 캐릭터들에게 색다른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라고 답했다.

'미카'와 '나기사'는 배경 세계관에 있어 '트리니티 학원'을 이끄는 학생회 티파티의 일원이자 오랜 친구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스토리 중 나기사는 미카에게 "롤케이크를 입에 넣어주겠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실제 게임 상에서도 전투 중 미카가 나기사의 치유를 받으면 롤케이크를 입에 욱여넣는 특별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임 실장은 "디자인 담당자가 이용자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넣었던 일종의 이스터에그"라며 "기대한 것 이상으로 팬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개발진 입장에서도 정말 감사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2부에서 계속)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