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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캐논, EUV 없이 2나노 반도체 제조 기술 공개…美 규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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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캐논, EUV 없이 2나노 반도체 제조 기술 공개…美 규제 시급

캐논이 EUV 없이 2나노급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NIL' 기술 기반 포토리소그래피 장비 ‘FPA-1200NZ2C'를 선보였다.  사진=캐논이미지 확대보기
캐논이 EUV 없이 2나노급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NIL' 기술 기반 포토리소그래피 장비 ‘FPA-1200NZ2C'를 선보였다. 사진=캐논
일본의 광학장비 기업 캐논이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최소 2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캐논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과정인 포토리소그래피(실리콘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 과정에서 EUV를 사용하지 않고도 2나노급 반도체의 회로 패턴 전사가 가능한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기술과 이에 기반을 둔 리소그래피 시스템 ‘FPA-1200NZ2C’을 공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7나노 이하급 초미세 반도체를 제조 및 생산하기 위해서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 EUV처럼 에너지량이 큰 빛을 조사해 반도체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그려 넣는 장비를 사용해야만 했다.

현재 EVU 포토리소그래피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네덜란드의 ASML이 유일하다. 7나노 이하급 초미세 반도체를 만드는 TSMC, 삼성전자, 인텔 등도 모두 ASML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캐논의 NIL 기술과 장비의 검증이 충분히 완료되고, 반도체 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이 시작되면 초미세 반도체용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해왔으며 2나노급 EUV 장비 공급을 앞두고 있는 ASML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캐논이 선보인 NIL 장비는 레지스트에 회로 패턴이 각인된 마스크를 스탬프처럼 웨이퍼에 눌러 전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광학적 메커니즘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위의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으며, 하나의 임프린트로 복잡한 2차원 또는 3차원 회로 패턴을 형성할 수 있어 소유 비용(CoO)을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현재 NIL 기술은 주력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5나노 노드3에 해당하는 14㎚의 최소 선폭으로 회로 패터닝이 가능하다. 캐논은 향후 NIL의 마스크 기술이 발전하면 2나노 노드에 해당하는 최소 선폭 10㎚의 회로 패터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새로운 환경제어 기술로 장비 내 미세입자에 의한 오염을 억제해 초미세, 다단 반도체 제조에 유리하고, 결함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율(양품 제조 비율) 향상에 기여하며, 포토 공정에 특수한 파장의 광원이 필요하지 않아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이산화탄소(CO₂) 발생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이번 신기술은 반도체 소자 외에도 수십 나노미터급 미세구조를 갖는 XR용 메탈렌즈의 제작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폭넓은 응용이 가능하다고 캐논 측은 강조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거라브 굽타는 더 레지스터를 통해 “캐논이 달성한 중대한 기술적 혁신은 놀랄만한 일”이라며 “과거 2015년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NIL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여러 결함과 문제점이 속출하며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라고 말했다.

폰아레나는 캐논의 NIL 장비에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기술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7나노급 이하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캐논의 NIL 장비는 이 규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미국이 빨리 NIL 기술과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지 않으면 중국이 이를 입수해 손쉽게 5나노급 및 2나노급 반도체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