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6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종합 감사에서 문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에게 "보건복지부가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편파적 보고서를 작성한 것에 문체부가 각별히 신경써 대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 코드로 분류한 데 따른 후속 연구 보고서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통계청이 매년 5년마다 국제 표준에 의거해 국내 표준을 개정하는데, 2020년에는 게임이용 장애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오는 2025년에 관련 내용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또 "해당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로 인해 폐기되고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보완연구용역을 새로 발주했으나, 신규가 아닌 보완 연구인 만큼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 우려된다"며 "문체바 차원에서 보완 연구를 통해 게임 전문가들의 입장을 반영, 중립적인 연구가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보충 감사 중에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올 7월 33세 남성 조선이 신림동에서 일으킨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검찰이 "게임중독 상태에서 일으킨 이상동기 범죄", "컴퓨터게임을 하듯 공격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당시 검찰의 발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선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알려져 '검찰이 자의적으로 게임중독을 범행 원인으로 들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헌 의원 외에도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또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애꿎은 청년들만 훈계 대상이 된 꼴"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은 당시 왜 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냐는 질문에 "업계 내부적으로 간접적 소통에 집중했다"며 "협회 차원에서 직접적 입장을 내놓는다면 자칫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했다"고 해명했다.
또 "여러 의원분들은 물론 언론인들, 나아가 게이머들의 노력 덕에 게임이 (범죄의) 원인이라고 오도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우리 사회의 게임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으며, 협회는 향후 객관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보다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게임 중독 관련 문제 외에도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등급 분류 간소화 시스템' 개발 관련 비위 논란 또한 논의됐다. 이상헌 문체위원장이 관련 내용에 대한 특별 감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자 유인촌 장관은 "등급 분류 문제 등 스타트업들이 겪는 문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상헌 의원실 측은 "게임위 특별감사의 절차와 내용에 대해선 감사가 마무리된 후 문체부와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