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그알) 측이 공개한 회차정보(예고)에 따르면 제작진은 2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1373회 ‘죽음의 돌 찍기 그리고 집행자-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 편(진행 김상중)에서 엽기적 돌 찍기로 알려진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의 내막을 추적한다.
지난 7월 29일 오전 11시 31분쯤 전남 여수 한 졸음쉼터에서 사람이 사망한 것 같다는 신고 전화가 119에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 안 조수석에 있던 남성은 이미 호흡이 정지돼 있었고 사후강직도 진행된 상태였다. 차 안에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는데 사망자 상태를 살피던 구급대원은 사망자 바지에 오물 같은 액체가 양쪽에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지를 걷어 보니 놀랍게도 액체 정체는 진물. 사망자는 다리뼈가 보일 정도로 양쪽 허벅지가 괴사돼 있었다.
경찰은 강 씨가 차 안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것으로 추정했고 신고자이자 운전자였던 남성 오지훈(가명·31) 씨를 의심했다. 그런데 신고 당시에는 멀쩡해 보인 오 씨 또한 확인해 보니 허벅지가 괴사돼 위중한 상태였다. 두 사람이 탄 차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그것이 알고싶다, 엽기적 벌칙…잠들면 맞는다?
“처음에 운전자가 그렇게 진술을 했어. 내가 돌로 찍었고 사망자도 나를 찍었다 하고.
서로 ‘끝장토론’ 하다가 죽은 거다” - 수사 관계자
사건 초기 경찰은 두 사람이 함께 게임 하면서 생긴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다투다 폭행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오 씨는 강 씨 요구로 차 안에서 토론을 계속하기로 했는데 토론 도중 상대방이 잠들면 돌로 허벅지를 찍는 벌칙을 주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한 달이나 이어진 끝장토론 과정에서 자신도 강 씨로부터 허벅지를 여러 번 폭행당했다는 오 씨. 합의하고 어떻게든 끝내고 싶었지만 끝나지 않아 괴로웠는데 그러던 중 강 씨가 먼저 쓰러져 사망했다고 했다.
성인 남성 둘이 잠도 자지 않고 생살이 썩어가는 고통을 견디며 서로를 엽기적으로 폭행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 오 씨의 초기 진술은 정말 사실인 것일까. 사실이라면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치료도 받지 못하고 돌 찍기를 멈추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유일한 목격자인 오 씨 또한 다리근육 괴사와 과다출혈로 심각한 상태였고 사망 직전 단계에서 이송돼 한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사건의 발단과 두 사람 사이 진실이 미궁 속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 그것이 알고싶다, 휴대전화 속 수상한 흔적과 제삼자 등장
지난 9월 말 제작진은 여러 번의 응급수술로 의식을 되찾은 오 씨를 만났다. 아픈 두 다리 때문에 여전히 거동이 불편한 그가 어렵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놀라웠다. 무엇보다 과거 알고 지냈던 강 씨와 갈등이 시작된 것은 함께 게임 하다 채무가 생겨서가 아니라는 오 씨. 지난해 11월 강 씨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는데 강 씨가 쓰던 통장에서 오 씨 명의로 돈이 출금됐다는 것. 오 씨 자신은 돈을 출금한 적 없는데 영문 모를 일이 생겼고 이후 차 안에서 감금과 같은 생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 XX 자냐? 조금이라도 자면 형이 처리할 테니 허벅지 집행해. 풀 파워로 10대’
‘총 채무 897,750,000. 벌금 1시간 반 잠듦, 1500대 집행’ - 휴대전화 속 복구된 메모
119에 신고한 뒤 누군가의 지시로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는 휴대전화를 제작진에게 건넨 오 씨. 제작진이 포렌식으로 되살린 휴대전화 속에는 충격적 동영상과 음성·메모 파일이 남아있었다. 수수께끼 인물은 오 씨에게 상황을 보고 받고 있었고 허벅지 벌칙을 집행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인물은 누구이며 휴대전화에서 언급된 채무는 과연 무엇일까. 또 강 씨가 쓰던 계좌에서 돈을 빼가며 오 씨 이름을 남긴 이는 누구였을까.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1373회 ‘죽음의 돌 찍기 그리고 집행자-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 편 기획은 한재신, 연출은 조상연, 글·구성은 정문명이 맡았다. 취재 PD는 유진훈, 서브작가는 한재이, 조연출은 김주현, 취재작가는 홍서영이다.
배우 김상중이 진행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여러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방송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이다. 다시보기는 SBS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1372회 ‘채찍과 훈련 미국 그리스도의 군사들 살인사건’ 편(미국한인여성피살사건)은 3.7% 시청률(이하 전국 가구 기준)을 나타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1349회가 기록한 8.1%다.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그알)는 피프티피프티 편파 방송으로 곤욕을 겪었다.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피프티피프티 편파 방송 5일 만에 SBS가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새나 아란 키나 시오) 편 방송일은 지난 8월 19일이었고 방송 후 '그알' 폐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는데 ‘뒤늦은 사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알 폐지 국민청원에 앞서 그알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천 개의 비판, 비난 글이 쏟아졌다.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그알 피프티피프티 편) 편파 방송 논란 관련 같은 달 24일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 뜻을 밝혔다.
한편 이후 피프티피프티 분쟁 사태와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 기획사를 보호하기 위한 탬퍼링 방지 법안인 피프티피프티법을 발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지난 8월 29일 전해졌다.
홍정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