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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점 10분만에 현장 대기번호 170번…사방이 포토존 '더현대 서울 H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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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점 10분만에 현장 대기번호 170번…사방이 포토존 '더현대 서울 H빌리지'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로 거듭난 더현대 서울…첫 크리스마스 에디션 PB도 전시
시각·후각·청각·미각·촉각 자극…단순 전시 넘어 '오감 충족' 콘텐츠로 진화


더현대서울 5층에 조성된 H빌리지 속 해리의 꿈 상점. 아기곰 해리 인형을 비롯한 PB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더현대서울 5층에 조성된 H빌리지 속 해리의 꿈 상점. 아기곰 해리 인형을 비롯한 PB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수연 기자

“오픈런으로 들어와서 10시 30분에 바로 현장 웨이팅 등록부터 했어요. 2차 예약하고 오려다가 사람이 더 많아질 것 같아서 오픈런 하는 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지난 9일 더현대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앞에서 만난 김지수(35세)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해리의 꿈 상점’ 테마로 탈바꿈된 ‘H빌리지’를 관람하기 위해 개점 전부터 기다렸다고 했다. 김씨는 “아침에 현장 웨이팅 등록했을 때 15번이었는데, 지금은 170번이다”며 “1층에서 5층까지 올라오는 동안 순식간에 늘었다”고 전했다. 개점 10분도 안돼 벌어진 일이다. 이날이 목요일 평일 오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지난 1일 더현대 서울에 크리스마스 테마를 입힌 ‘H빌리지’를 공개했다. H빌리지를 보려는 인파로 주말만 1만명이 찾는다는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대기 인원들로 붐볐다.
이날 현장 분위기 만큼이나 H빌리지의 사전예약 경쟁도 치열했다. 1차 사전예약 때는 오픈 후 1시간 만에 예약이 마감될 만큼 높은 관심을 샀다. 당시 동시접속자만 2만명 이상 발생할 정도였다. 오픈 첫날은 현장 웨이팅 고객 대기번호가 800번까지 올라갔다는 게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H빌리지 초입에 산타 모자를 쓴 움직이는 인형이 움직이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H빌리지 초입에 산타 모자를 쓴 움직이는 인형이 움직이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진=송수연 기자

올해 H빌리지는 11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유럽 작은 공방들이 모여있는 이국적 골목길로 구현했다. 움직이며 반기는 곰을 지나 우체국 포토존을 지나면 마을로 들어가는 서점 콘셉트의 상점이 나온다.

이를 통과해 본격 H빌리지 안으로 들어서면 현대백화점의 16개 전 점포를 상징하는 16개의 부티크, 마르쉐 등으로 채운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따뜻하면서도 정감 있는 골목길의 정취와 함께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상점들은 가는 곳마다 시선뿐 아니라 코끝도 자극했다. 케이크숍은 달콤한 향이, H빌리지는 더현대 서울의 시그니처 향 ‘사운즈 포레스트’로 채워졌다.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캐롤은 귓속을 간지럽혔다. 정민규 현대백화점 디자인랩 VMD팀 책임디자이너는 “H빌리지에 있는 모든 것들은 만져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며 “바라만 보는 크리스마스 연출이 아닌 고객이 가까이하는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각 상점마다 톡톡 튀는 개성을 자랑했지만 그중 H빌리지 정중앙에 있는 빨간 ‘해리의 꿈 상점(La boutique d'Harry)’은 관람객의 발을 묶었다. 꿈과 환상의 상징인 아르누보 장식이 인상적이다. 이 상점 안은 빨간 벽지로 둘러져 있다. 크고 작은 트리와 함께 반짝이는 샹들리에는 이국적 성탄절 느낌을 더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손이 분주했다. 이곳은 해리 인형을 비롯한 해리 키링, 에코백 등 ‘2023 크리스마스 에디션’ PB상품도 전시돼 있다. 현대백화점이 곰 해리를 활용해 만든 PB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유럽의 골목길과 크고 작은 상점들로 꾸며진 H빌리지.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의 골목길과 크고 작은 상점들로 꾸며진 H빌리지. 사진=송수연 기자

정 책임은 “PB 인형은 저희끼리 막스마라 코트처럼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너무 부드럽고, 아이가 입에 물어도 될 만큼 안전하게 만들었다”며 “지난해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해리 곰인형을 증정하는 사은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때 해리 인형을 판매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높아 올해부터는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해리 인형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9만원에 판매될 만큼 인기였다.

알고 보면 PB 상품에도 숨은 상징들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룹 미션과 글로벌 이슈를 더해 2021년부터 현대백화점만의 크리스마스 동화를 창작했다. 작년에는 전쟁 종식을 염원하는 ‘화해와 평화’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올해 스토리는 전쟁 후 사람들의 마음에 포커스를 맞췄다. 내용은 아기곰 해리가 가족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황금 마카롱’과 ‘배럴 뱅쇼’를 만드는데, 이를 먹은 할아버지는 가족과 만나는 꿈을 꿨고, 그 뒤로 해리의 꿈의 상점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이야기 속 배럴 뱅쇼는 올해 PB로 제작돼 해리의 꿈 상점에서 판매 중이다. 황금 마카롱도 실제 24K 금을 발라 제작해 하루 100개 한정으로 선보인다. 또 이러한 이야기는 H빌리지도 다른 관점으로 보게 하는 장치로서도 활약한다. 정 책임은 “올해는 실향민을 고려해 따뜻함과 정겨움의 상징인 골목길로 연출하게 됐다”라며 “스타일, 스토리, 스페이스라는 3S원칙은 고객들에게 몰입감을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올해 크리스마스 동화에 등장하는 '황금 마카롱'은 실제 제품화해 판매 중이다. 실제 24K 금가루를 뿌린 마카롱이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크리스마스 동화에 등장하는 '황금 마카롱'은 실제 제품화해 판매 중이다. 실제 24K 금가루를 뿌린 마카롱이다. 사진=송수연 기자

작년에도 H빌리지를 방문했다는 강모씨(30대 중반)는 이번 해리의 꿈 상점 테마의 H빌리지에도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강씨는 “지인이 예약했다고 해서 같이 오게 됐는데 어느 때보다 가장 예쁘다”라며 “집이 이 근처라 매년 보게 되는데, 항상 예뻐서 2차 사전예약이 풀리면 다시 예약해 3살 아이와 함께 오려고 한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크리스마스는 보통 외관 장식이 많은 더현대는 실내로 들어와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올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4일 더현대 서울은 2차 사전예약을 받는다. 매시간 100명씩 관람이 가능하며 추후 상황에 따라 관람 제한 인원을 늘리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중에는 5000명, 주말에는 1만명의 고객이 방문한다”며 “안전관리 인력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확대 운영하고 또한, 시설물 점검과 적정 인원 유지 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