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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의 트럼프' 밀레이 당선, 달러 통화 등 대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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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의 트럼프' 밀레이 당선, 달러 통화 등 대격변 예고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 사진=로이터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 신인 우파 후보가 집권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날 대선 결선투표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중앙선거관리국(DINE) 발표 기준 55.86%의 득표율로 44.13%의 표를 얻은 집권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부터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던 밀레이 당선인은 그간 정치적 존재감이 거의 없던 ‘아웃사이더’였다. 하지만 지난 8월 대선 향방을 미리 볼 수 있는 예비선거(PASO)에서 중도 우파 연합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과 마사 후보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하며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아르헨티나 경제 파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離叛)에 힘입어 줄곧 여론조사 1위를 달려왔다. 특히 그는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정부 부서 규모 축소, 장기 매매 허용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층을 결집했다.
지난달 본선 투표에서 29.99%의 득표율로 36.78%의 마사 후보에게 밀렸지만, 1·2위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투표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주장한 밀레이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지난 수십 년간 아르헨티나 정계를 지배해온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는 물론, 중도 우파의 마크리스모(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 운동 등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해 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여러 정책과 언행으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했던 밀레이 당선인은 중국·브라질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마사 후보는 “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다르지만, 밀레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투표 결과에 승복했다. 본선 1위로 결선투표에 올랐지만, 현 정부 경제장관으로서 경제위기 책임론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밀레이의 도전은 엄청난 것이 될 것”이라며 “그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텅 빈 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440억 달러 규모의 부채 프로그램, 15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현기증이 날 정도로 일련의 자본 통제 등을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