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츠케버는 오픈AI의 수석과학자 겸 오픈AI 이사회 이사로 재직 중인 인물로, 알트만 CEO에 쏠린 스포트라이트에 가려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존재다.
수츠케버의 배경
수츠케버는 이스라엘계 캐나다 국적의 AI 전문가로 언론과 접촉을 거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베일에 가렸던 인물이다.
과거 냉전시절 소련에서 태어나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캐나다로 이주해 토론토대학 대학원에서 딥러닝 기술의 선구자로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밑에서 AI를 공부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세계적인 공과 전문대학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간하는 IT 비즈니스 전문매체 MIT 테크놀로지리뷰와 매우 이례적으로 길게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그가 보기에 오픈AI가 직면한 문제를 작정하고 거론했다.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 챗GPT가 인간의 지능에 맞먹는 슈퍼 인공지능(ASI)으로 진화하는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AGI가 등장하는 자체보다 AGI가 인간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수츠케버의 이같은 우려는 알트만 CEO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AI 개발 여정의 끝에는 결국 인공일반지능 또는 범용인공지능으로도 불리는 AGI가 있을 것으로 상당수 과학자들이 예상하고 있고, 특히 알트만 CEO가 이를 앞장서 거론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입장은 수츠케버의 대학원 스승으로 지난 5월까지 구글 부사장으로 일했던 힌튼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힌튼 역시 챗GPT가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에 우려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서다.
수츠케버와 머스크의 관계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 과정에 개입했고 오픈AI 이사로도 활동했으나 오픈AI와 결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머스크는 AI가 인류를 위협할 존재로 진화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오픈AI의 생성형 AI에 맞설 첨단 AI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엄밀히 말하면 머스크의 안테나에 수츠케버가 잡혔다.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의 권유가 없었으면 구글에서 일하던 수츠케버가 지난 2015년 오픈AI의 창업에 관여하고 창업 후 수석과학자로 일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과거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2015년 수츠케버를 오픈AI에 영입하느라 매우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많은 영입 인사 가운데 수츠케버가 핵심이었고 그만큼 인성이 훌륭한 간부는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임 결정 이사회서도 ‘슈퍼 AI 위험성’ 놓고 알트만과 정면 대립
포춘에 따르면 오픈AI 수석과학자로서 챗GPT의 개발에 당연히 깊게 개입한 수츠케버는 그러나 최근 들어 챗GPT가 불러올 위험성에 대해 사내에서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MIT 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의미하는 슈퍼 AI는 흔히 ‘범용 인공지능’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는 AGI과는 개념이 다르다. AGI는 인간의 지능과 맞먹는 높은 지능을 갖춘 강력한 AI를 가리킨다면 자신이 우려하는 슈퍼 AI는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존재라는 것.
슈퍼 AI의 위험성에 대해 알트만과 이견을 보여왔던 수츠케버는 알트만에 대한 해임 결정이 내려진 지난 17일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만의 오픈AI의 생성형 AI를 빠른 속도로 상업화하는 전략, 즉 현재의 기술을 AGI로 진화시키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입장에 수츠케버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것.
그는 문제의 이사회에 앞서 가진 MIT 테크놀로지리뷰와 인터뷰에서도 “누가 개발하든 관계없이 슈퍼 AI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