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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의 제왕', 테슬라→비야디 사실상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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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의 제왕', 테슬라→비야디 사실상 교체

세계 최초로 PHEV 포함 전기차 누적생산량 600만대 돌파 기록…테슬라는 내년초 전망

비야디가 600만 번째로 출고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팡청바오’.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가 600만 번째로 출고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팡청바오’. 사진=비야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마침내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전기차의 제왕’ 자리를 고수해 왔던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에 사실상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지난 2003년 창업한 이후 20년 만의 일이고 지난 1995년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비야디 입장에서는 28년 만의 일이다.

비야디 10월 30만 대 돌파…테슬라와 격차 3000대 수준으로 좁혀져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테슬라의 아성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달부터다.

비야디의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차종까지 포함해 30만 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비야디는 무려 40%에 육박하는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BEV)만 생산하는 반면, 비야디는 BE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의 중간 단계인 PHEV까지 생산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PHEV도 넓은 의미의 전기차 범주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테슬라 입장에서는 전기차 제왕의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시간문제로 다가온 상황이다.

테슬라 입장에서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BEV를 기준으로 지난 3분기 실적을 비교해도 비야디의 판매실적이 테슬라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점이다.

비야디의 3분기 BEV 판매실적은 43만1603대로 테슬라의 43만5059대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집계됐다. 둘의 격차는 3000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 격차마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기차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테슬라도 세우지 못한 ‘세계 첫 누적 판매량 600만 대 돌파’ 기록


테슬라가 전기차 제왕의 자리를 조만간 비야디에 넘겨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승용 전기차 기준으로 넓혀 계산할 경우 비야디의 판매량은 237만 대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팔린 같은 차종 가운데 무려 41%를 비야디가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PHEV까지 포함시킬 경우 비야디가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누적 생산량이 업계 최초로 6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테슬라의 누적 생산량 돌파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비록 PHEV까지 포함한 실적이기는 하나 자타공인의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라는 테슬라도 해내지 못한 누적 생산량 600만 대라는 기록을 비야디가 먼저 기록한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9월 누적 생산량 500만 대를 돌파한 바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비야디의 BEV 생산량도 크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테슬라가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내지 않는 한 내년 중에는 비야디가 마침내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명실상부한 전기차 1위 제조업체로 새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전기차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비야디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이래 600만 번째로 최근 광저우 공장에서 출고한 전기차는 비야디의 다섯 번째 전기차 브랜드로 준대형급 SUV PHEV인 ‘팡청바오(레오파드 5)’다.

테슬라의 아성 위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비야디가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결정적인 배경은 가격 경쟁력이다.

테슬라가 만들어 파는 차종은 △모델S △모델3 △모델X △모델Y 등 4가지로 이들의 공통점은 고급 브랜드라는 점이다. 그나마 저렴한 제품이 4만 달러(약 5200만 원) 수준이고, 비싸면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비야디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브랜드는 △양왕(Yangwang) △오션(Ocean) △덴자(Denza) △팡청바오(FangChengBao) △왕조(Dynasty) 등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테슬라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데다 테슬라와 비교하면 가격 장벽도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비근한 예로 비야디가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하고 시판에 들어간 보급형 전기차인 시걸(Seagull)은 1만 달러(약 1300만 원) 수준으로 테슬라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낮은 가격으로 현재 중국 내수시장에서 네 번째로 판매량이 많을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비야디가 판매 중인 나머지 모델들 가운데서도 송(Song), 친플러스(Qin Plus), 위안플러스(Yuan Plus), 한(Han) 등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체 10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