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대기업 광고주 이탈 사태에 X가 꺼내든 ‘새로운 카드’

공유
0

[초점] 대기업 광고주 이탈 사태에 X가 꺼내든 ‘새로운 카드’

일론 머스크 X의 총수의 X 계정.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X의 총수의 X 계정.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금은 X로 상호가 변경된 트위터를 지난해 10월 개인회사로 인수한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머스크 개인의 좌충우돌식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다 트위터의 서비스를 대부분 유료화하는 대수술 작업이 역풍을 일으키면서 촉발된 1차 광고주 이탈 사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광고주 이탈 사태가 또다시 벌어져서다.
그러나 사태가 더 위험 수위로 치닫는 것은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주요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음에도 머스크가 물러서기는커녕 육두문자까지 써가면서 이탈하는 대기업들을 맹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X뿐 아니라 모든 소셜미디어는 수익 구조상 대기업들이 주는 광고 없이는 지속 가능하기 어려운 사업체임에도 머스크가 이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는 또 다른 카드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 마디로 대기업 중심의 광고를 받는 것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광고 매출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머스크가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FT “대기업 포기하고 중소기업으로 방향 선회한 듯”


이같은 분석을 내놓은 곳은 유력한 글로벌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다.

FT는 지난 1일(현지시간) 낸 분석 기사에서 X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X가 대기업 중심의 광고 수주를 포기하고 중소기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기업들이 X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는 2차 광고주 이탈 사태의 파장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기회에서 아예 방향을 전환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X 관계자가 했다는 것.

FT가 이 관계자의 전언에서 가장 주목한 대목은 “중소기업들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우리가 과소평가해 왔던 성장엔진”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항상 인식해 왔고 이번 기회에서 중소기업에 기반한 성장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라는 대목이다.

FT는 “이 내부 관계자의 증언을 감안할 때 두 번째로 대규모 광고주 이탈 사태를 맞아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X는 대기업 광고주들에 의존해 왔던 광고 수익의 원천을 중소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FT는 X가 최근 들어 ‘점프크루’라는 마케팅 전문 스타트업을 비롯해 외부 업체들과 아웃소싱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는 이 관계자의 전언에도 주목했다.

단순히 중소기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략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중심으로 광고 수익 창출하기 위한 행보에 실제로 X가 팔을 걷어붙였다는 얘기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 가능성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최근 보도에서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옹호 발언으로 촉발된 X의 두 번째 대규모 광고주 이탈 사태 여파로 X의 영업 부문에서 일하는 간부와 평직원들도 대거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X가 아웃소싱 업체들을 대거 물색하고 나선 것은 대기업 광고주들을 관리하기 위해 그동안 필요했던 사내 영업조직을 정리하고 아웃소싱 업체들을 통해 중소기업들을 규합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전했다.

X의 영업 부문에서 간부로 활동했던 전직 직원은 FT와 인터뷰에서 “대기업 광고주를 관리해 온 기존 영업조직을 유지하는 선택과 광고료 수준이 낮은 중소기업들 쪽으로 방향을 트는 선택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기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후자를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도 “이 관계자의 증언과 관계없이 대기업 광고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X는 중소기업 말고는 믿을 구석이나 선택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란 점에서 X가 중소기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